[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UN(유엔)이 1969년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 피해자와 납북 어부 등 12건의 강제실종 사건에 대한 정보 제공을 북한에 요청했다.
이번 정보 요청 배경에는 북한이 여전히 현장조사 등 유엔의 관련 활동에 비협조적이라면서 유엔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이 12건의 강제실종 사건에 대한 정보 제공을 북한에 요청했다.
UN 실무그룹은 지난해 9월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22차 정례회의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서, 1969년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 피해자와 납북 어부 등이 관련된 12건의 강제실종 사건을 북한에 통보했다. 1980년 설립된 실무그룹은 실종 사건 피해자 가족이나 민간단체가 제기한 실종 사건에 대해 납치 의심 국가가 조사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보고서는 장기영 씨와 정경숙 씨가 1969년 대한항공의 YC-11 여객기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공중 납치된 뒤 납북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히면서 장기영 씨는 당시 여객기 승객이었고, 정경숙 씨는 승무원이라고 했다. 특히 정 씨에 대한 정보 요청은 이번이 두 번째로, 실무그룹은 앞서 2016년에도 북한에 같은 요청을 했었다.
북한은 1969년 12월 11일 승객과 승무원 등 50명을 태우고 강릉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모습.
북한은 1969년 12월 11일 승객과 승무원 등 50명을 태우고 강릉을 출발해 서울로 가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납치했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자 이듬해 2월 14일 승객 39명을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냈다. 하지만 나머지 11명의 송환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또 1975년 8월 납북된 천왕호 선원 이기하, 민기식 씨, 1965년 11월 납북된 명덕호 선원 김경수 씨, 1968년 5월 납북된 성은호 선원 이상원 씨 등 남북 어부 8명에 대한 정보도 북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는 권혁근 씨와 김종순 씨도 KAL기 피랍 사건 납북 피해자로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실제 KAL기 피랍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실무그룹이 착오를 일 것으로 보인다. 권혁근 씨는 1970년 6월 납북된 금강산호 선원, 김종순 씨는 1968년 11월 납북된 풍성호 선원으로 추정된다.
실무그룹은 또 보고서에서 지난해 6월 23일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유엔 인권 전문가들과 함께 북한에 납북 피해자들의 송환을 촉구하는 공동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는 유엔 초법적 약식 자의적 처형 특별보고관과 현대적 노예제에 관한 특별보고관, 고문과 잔혹한 비인도적 굴욕적 대우와 처벌에 관한 특별보고관이 공동 서명했다.
하지만 북한은 같은 해 6월 30일 자로 보낸 답변에서 이들 유엔 전문가들의 지적을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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