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손영수 선임기자 = ‘마태복음 10장 34~39절을 본문으로 ‘예수님이 부탁하신 말씀’이란 제목의 설교를 작성하시오.’ ‘선교적 교회론의 개념, 등장 배경 및 목회 적용 방안을 논하시오.’
예비 목회자들이 각각 60분 안에 작성해야 하는 설교와 논술 과목 2020년 기출문제다. 성경 지참 없이 A3 크기 답안지 앞뒤 분량으로 한 시간 안에 완성된 글을 작성하는 형태여서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고시위원회는 지난해 8월 실시한 2020년 목사고시 기출문제를 총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예장통합은 목사고시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2000년 이후 기출문제를 2019년부터 전면 공개하고 있다.
2019년엔 구약에서도 잘 읽지 않는 오바댜 1장 17~21절 말씀을 본문으로 ‘한국교회의 회복’을 언급하는 것이 설교 문제였다. 논술은 ‘차별금지법 현황을 진술하고 이에 대한 성경적 신학적 비판과 목회적 입장의 해결 방법을 논하라’였다.
설교 논술 등 주관식 문제를 오전에 기술하면, 오후엔 객관식 형태의 성경, 교회역사, 교회법 과목이 기다린다. 오지선다로 과목당 40분 안에 32~33문제씩 풀어야 한다. 예장통합은 특히 성경 과목에서 숫자를 묻는 문제로 유명하다.
2020년 시험에선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한 자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느니라’ 말씀은 전도서 몇 장 몇 절인가”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이 풍랑을 잔잔케 하신 기적은 몇 장에 기록되어 있는가” “누가복음 13장에 의하면, 실로암의 망대가 무너져 죽은 사람은 몇 명인가” “로마서에서 바울이 ‘아담과 그리스도’의 모형으로써 인간의 사망과 영생을 설명한 장은” 등의 숫자 문제가 출제됐다.
예장통합 고시위원장인 한상영 광주 창대교회 목사는 1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1980년대엔 성경을 300절 이상 외워서 주관식으로 적어내는 문제도 있었다”면서 “목회자들에겐 성경이 무기여서 늘 가까이하고 암송하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예장통합은 오는 6월 30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에서 2021년 목사고시를 치를 예정이며 다음 달 8일부터 15일까지 접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로 두 차례 연기 끝에 전국 4개 권역에 흩어져 시험을 봤다.
수험생은 목사고시 청원서, 이력서, 소명소견 및 신앙고백서는 물론 당회장과 노회장 각각의 친필 추천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및 혼인관계증명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1300여명이 지원했으며 합격률은 48%였다.
<저작권자ⓒ뉴서울타임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