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인애 기자 = 영화 ‘닥터지바고’ 부산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상영 오래된극장 추억을 소환해 주는 가슴 설레는 영화다. 40여 년 전의 학창 시절엔 시청각교육이라고 단체관람이 있었다. 시험기간이 끝나고 토요일에 주어지는 그 당시 특별한 교육현장이다. 지금의 학생들은 이해를 못 하리라, 60 70세대 부모님들의 추억 속에 한편의 영화란 그 당시엔 흔하지 않았기에 ‘라라’ 그 이름은 세월이 많이 흐르는 동안에도 가끔씩 떠올랐다.
어린 시절에 본 영화는 자막을 따라잡지 못하고 화면과 글을 번갈아 가며 징검다리 보기식이라고나 할까 기억 속엔 그저 멋진 오마 샤리프가 라라를 사랑하며 잊지 못해 절절한 사랑이라는 것만 오랫동안 맴돌았다. 몇 십 년이 지나 사랑의 깊이를 알 즈음에 다시 보니 소녀 적 눈에 들어오는 장면이 다가 아닌 것을 알게 된다.
이 깊은 내용은 8세의 나이에 고아가 된 유리 지바고는 그로메코 가문에 입양된다. 유리 지바고는 입양된 가문에서 또래의 고명딸과 줄곧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자란다.
1912년의 어느 겨울밤, 그는 크렘린 궁 앞에서 노동자와 학생이 살해되는 것을 보고 뛰쳐나와 치료를 해주려 하지만 혁명군에 의해 의사의 의무도 못하고 집으로 들어가며 큰 충격을 받는다. 혼란 속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접한 그는 의학을 공부해 빈곤한 사람들을 돕고자 유학을 한다.
유리는 그로메코가의 딸 토냐와 장래를 약속했지만, 어느 날 운명의 여인 라라와 마주친다. 어머니의 정부 코마로프스키 에게 정조를 빼앗기고, 혁명가 파샤와의 약혼 관계에 있었던 라라는 죄의식에 크리스마스 날 사교계의 무도회장에서 코마로프스키에게 총상을 입힌다.
▲ 영화 닥터지바고 / 포스트
1914년 1차 대전이 일어나면서 군의관으로 참전하여 전쟁 환자들을 돌보는데 우연히 종군 간호부로 일하고 있는 라라와 만나게 된다.
1917년 혁명정부가 수립된 러시아에서 유리와 같은 지식인은 제일 먼저 숙청될 대상이었다. 토냐와 결혼을 하여 아들을 둔 유리는 우랄산맥의 오지 바리끼노로 숨어든다. 전쟁 통에 생활은 궁핍하지만 전원생활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단순한 시골생활이 적적함을 알아챈 토냐가 시내에 도서관을 추천한다.
우연히 간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는 라라와 다시 마주친다. 운명적으로 해후하게 된 라라와 토냐를 사이에 두고 두 마을을 오가며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누다가 빨치산에 잡혀 강제로 군의관으로 따라다니게 된다.
겨우 탈출을 하여 많은 세월이 지나고 가족을 찾았지만 토냐와 아들은 떠나고 라라도 떠나 홀로이 이들을 찾아다니며 방황한다. 어느 날 기차를 타고 가는 창밖으로 길을 지나는 라라를 보고 황급히 내려 뛰어가다가 심장마비로 길에 쓰러져 죽게 된다.
영화 닥터지바고는 1966년 아카데미 각본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콰이강의 다리’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잇는 감독 데이비드 린의 또 하나의 대작이다. 정치적 압력으로 노벨 문학상을 거부해야만 했던 소련의 시인 파스테르나크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하여 지바고의 삶과 사랑을 낭만적이고 비극적으로 그려냈다.
부산 영화의 전당 시네마테크 오래된 극장에서는 추억을 소환해주는 영화들을 골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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