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총비서로 추대되었다. 이에 따라 북한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김 위원장의 친정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승진 여부가 주목됐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오히려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배제되면서 일각에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 대북 정치 관련 전문가들은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김씨 일가 남매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퇴각•실각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북한 조선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11일, 전날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6일 차 회의 내용을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조선중앙TV’는 방송을 통해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본 대회 앞에 정중히 제의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당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지난 2016년 위원장, 이번에는 총비서로 올라앉았다. 북한 노동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부여했던 정치적 상징인 ‘총비서’ 직책을 김정은 위원장이 맡음으로써 노동당의 최고지도자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2021년 1월 8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북한 노동당 8차 대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2021.01.08. 조선통신
이번 8차 노동당 대회는 과거로 회귀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노동당은 그동안 당내 위원장이 여기저기 난무해 당과 김정은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 비서직을 부활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이유는 2016년에 김정은이 양복을 입고 시대 변화를 선택했지만, 이번 당 대회에서는 북한 사회주의 전통 복장을 하고 나왔다. 집권초기 경제발전 등 변화를 모색했지만,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고 정책이 실패하자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과거로 일단 회귀해 정권을 틀어잡으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미 대남 담화를 자신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면서 높아진 위상을 드러내 승진 여부가 주목됐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8차 당 대회에서 선거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는 이름이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반면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주변을 맴돌던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조용원은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되어 여러 단계를 단숨에 뛰어올라 파격적으로 승진했다.
이번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회는 김 위원장과 기존 최룡해·리병철·김덕훈·조용원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상무위원에 오르지 못한 것은 지난해 6월 대남 공세를 주도하면서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인해 대외적인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는 등 매끄럽지 못한 정치 행보로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다음 9차 노동당 대회에서는 특별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상무위원 명단에 오를 것으로 추측된다.
대미·대남 라인 인사들의 이동도 있었다. 그동안 대미 협상의 풍부한 경험을 가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되었다.
이런 변화를 놓고 트럼프와 비교해 바이든 정부에 대한 북한 실무 관료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북한의 판단으로 분석되고 그런 면에서 대미 분야에 일선에 미국과 접촉했던 최선희를 외교라인 중심에서 배제하고 미국 스타일에 미리 맞추어주지는 않겠다는 의지와 함께 그동안 축적한 핵무기를 중심으로 강경한 무력도발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 것으로 해석된다.
대중 외교를 담당해 온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부장으로 임명됐고,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고 대남 문제를 총괄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당 비서에서 제외되고 당 부장에만 이름을 올렸다.
대남 담당이었던 장금철 당 통일전선부장은 부장단 명단에 빠져 김영철이 다시 통일전선부장을 맡게 됐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는데 이는 대남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영철의 통일전선부장 복귀가 된다면 당분간 북한의 대남정책이 공세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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