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최근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북한의 도발을 사전 경고하기 위해 미군 정찰기들의 한반도 출격 횟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주요 정찰자산들이 같은 날 일제히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기도 했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는 움직임으로 분석했다.
8일 오전 8시 한반도 상공에서 미 공군의 ‘E-3B 센트리’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군용기 추적 트위터 계정인 ‘노콜사인(NoCallsign)’에 따르면 ‘로닌22’를 호출부호로 공개한 E-3B 센트리는 최초 서해 상공에서 경기도 화성시를 통해 내륙으로 진입한 뒤 경상북도 김천시 인근 상공까지 비행 항적을 그렸다.
E-3B 센트리는 앞서 7일과 6일에도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됐으며, 특히 7일엔 미 공군 정찰기 E-8C ‘조인트스타즈’도 전라남도 장성군 인근 상공을 비행했다.
종합해 보면 E-3B 센트리는 3일 연속 한국 상공에 출현했고, 그 가운데 지난 7일에는 E-3B 센트리와 조인트스타즈가 동시에 출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노콜사인’은 6일 최초 E-3B 센트리가 한국 남부 상공에서 포착됐을 당시 “오랜만에 항적을 공개한 것”이라며, 이를 특이한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또 8일 E-3B 센트리가 연속적으로 포착되는 것과 동시에 ‘조인트스타즈’가 동시에 출격한 상황에 대해서도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라면서, 한반도의 정찰기 여러 대가 식별된 점에 주목했다.
E-3B 센트리는 기체 위쪽에 탑재한 원형 형태의 레이더를 통해 반경 400km 내 600개의 목표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고, 목표물에 대한 피아 식별 능력도 갖추고 있다.
USAF E-8C Joint STARS
또 ‘조인트스타즈’는 북한 병력과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등 지상의 움직임을 탐지하는데 특화된 정찰기로, 600여 개 표적을 동시에 추적·감시할 수 있다.
‘노콜사인’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이들 2기의 정찰기와 별도로 미군의 RC-12X 가드레일과 EO-5C 크레이지호크, 그리고 한국의 피스아이로 추정되는 정찰기 등이 8일 하루 동안 포착됐다.
최근 한반도 상공에서 정찰기가 포착됐다는 건 해당 정찰기들이 신호 송신기기인 ‘트랜스폰더’를 켜고 비행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북한에 사전 경고성 작전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이전에도 ‘트랜스폰더’를 끈 상태로 한반도 상공에 출격했을 수 있지만, 위치를 노출한 정찰기가 이처럼 많이 포착된 건 이례적이라는 분석과 함께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퇴임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군사정치 행위로 보인다.
미군 정찰기들은 지난해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도발과 관련한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출격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 왔다.
미 공군 F-22 스텔스 전투기
이런 가운데 지난달 미 공군의 F-22 랩터 전투기 7대가 괌에 배치된 데 이어 추가로 2대가 7일 일본 오키나와의 가네다 기지에서 도착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22 전투기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은밀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최근 한반도에서 잦아진 미 정찰기들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의 도발을 미리 예방하고 북한이 지난 10월에 공개한 신형 무기체계 등을 분석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군 정보당국은 북한이 당시 공개한 무기들이 단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목적인지, 실제 운용 가능한지 여부를 밝혀내는 건 매우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혹시 있을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앞서 미 정찰기들이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측에 경고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도발을 감행한다는 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어떤 무기 역량을 갖췄는지 등 매우 중요한 정보자산을 얻게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기사참조 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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