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올 초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 신뢰도는 바닥이었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미래정책전략개발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무엇이 한국 교회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권영구 오병이어교회 목사는 한국교회 신뢰도 하락의 원인을 ‘돈’에서 찾았다.
지난 12일 경기도 광명 오병이어교회에서 만난 권 목사는 “목회하면서 교회의 다툼을 많이 봤다. 모두 돈 문제였다”며 “돈 문제가 깨끗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명예욕, 권력욕으로 이어지고, 이는 사람들이 교회로부터 등을 돌리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목사가 돈을 많이 가져가서 문제 되는 경우도 있었고 장로가 교회 돈을 유용해 재판까지 가는 경우도 봤다”며 “목사와 장로만 바로 서도 한국교회 신뢰도는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병이어교회 성도가 지난 8일 경기도 광명 교회 본당에서 치러진 중직자 재신임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권 목사의 이 같은 분석은 실제 기윤실의 설문 조사에서도 수치로 드러났다. 한국교회 신뢰 회복을 위한 해결 과제로 응답자의 25.9%가 ‘불투명한 재정사용 개선’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다음은 ‘교회 지도자들의 삶의 변화(22.8%)’였다.
권 목사는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 운동으로 ‘재신임 투표’를 추천했다. 권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오병이어교회는 4년에 한 번씩 담임목사를 비롯해 장로, 안수집사, 권사 등 중직자들을 대상으로 재신임 투표를 실시한다. 지난 8일엔 4번째 재신임 투표가 열렸고, 중직자들 모두 재신임을 받았다. 권 목사는 “나 때문에 교인들이 시험에 들어 교회를 떠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임을 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교인들을 통해 나 스스로를 점검하고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권 목사는 재신임 투표는 교회를 살리기 위한 것이므로 교회를 분열시키는 도구로 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간혹 재신임 투표로 교회가 분열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잘하기 위한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우리 교회의 경우 과반의 표를 얻으면 재신임 된다.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 경우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높고, 또 이용하기도 쉽다”고 덧붙였다.
권 목사는 요즘 하나님이 원하는 교회가 어떤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고 했다. 고민 끝에 그가 찾은 결론은 ‘사람의 뜻은 다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이뤄드리는 교회’다. 권 목사는 “사회에서 교회를 어떻게 보느냐는 사실 두 번째 문제”라며 “하나님이 어떻게 보느냐가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혼 구원에 힘쓰고 모든 사람이 선하고 의롭게 사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 아닐까”라며 “하나님이 원하는 교회를 만들면 저절로 사회에서도 인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광명=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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