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해군 순항훈련전단은 17일 마닐라항구에 도착했다.
이번 해군 순항훈련전단에는 특별한 사관생도가 편승해 있다. 주인공은 페스타노 세실킴 알러타(Pestaño Cecil Kim Alerta) 사관생도(27세)이다.
세실킴 생도는 한국 해군사관학교 75기 수탁생도로 국방어학원 과정을 포함해 5년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필리핀 국방사관학교(Military Academy) 1학년 때 외국 사관학교 위탁(委託) 교육과정에 선발돼 한국 땅을 밟았다.
필리핀 국방사관학교는 육·해·공군 통합교육을 하며 3학년에 올라가면 어느 군(軍)에서 복무할지 선택한다. 세실킴 생도는 위탁 교육과정에 선발되면서 바다가 좋아 해군을 선택했다고 한다. 다만 교육을 받을 국가는 무작위 추첨이었고, 그 결과는 한국이었다.
세실킴 생도는 “초등학교 때부터 한국인 친구와 친하게 지내서, 한국이 무척 친근하게 느껴졌다”라며 “해군을 선택해 갈 수 있는 네 개 나라 중 한국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한국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었다”고 말했다.
현재 세실킴 생도는 지난 4년간 한국 해군사관학교의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순항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세실킴 생도는 “올해 순항훈련 기본계획에는 첫 기항지가 필리핀이었는데, 코로나19로 취소돼 아쉬웠었다”라며 “그럼에도 한국 해군에서 필리핀을 위해 방역물자를 준비하고 이를 전달하고자 항로를 변경하면서까지 오는 것을 보고 우리는 정말 우방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실킴 생도는 “대한민국을 두 번째 집이라고 여기고 항상 마음속으로 간직하겠다. 장교 임관 이후에도 양국 군사교류 협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필리핀 해군 콘라도 얍함(PS)에도 특별한 승조원이 있다. 주인공은 제이슨 데이비드 모이세스(Jason David Moises) 대위(30세).
제이슨 대위는 한국 해군사관학교 70기 수탁생도로 4년의 한국 생활을 경험했다. 당시 한국 해군사관학교의 첫 필리핀 수탁생도였다.
제이슨 대위는 2016년도에 한국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필리핀으로 돌아가 해군 장교로 임관했다. 현재는 콘라도 얍함(PS-39)의 보급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제이슨 대위는 “콘라도 얍 함은 한국과 필리핀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는 함이며, 6·25전쟁 영웅 콘라도 디 얍 대위의 이름을 딴 함에 근무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한국 해군사관생도 시절 함정 실습을 했던 초계함이 필리핀 해군에서 다시 부활해 감회가 새롭고, 우수한 군함을 양도해준 한국 해군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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