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9일 새벽 4시30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예배당 스크린에 1973년 당시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빌리그레이엄 한국 전도대회’ 영상이 재생됐다. 110만명의 인파 앞에서 그레이엄 목사는 ‘서로 사랑하라’(요 15:13)를 주제로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신다. 서로 사랑하라”고 설교했다.
당시 성도들의 감격에 찬 표정,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 모습이 47년 지나 똑같이 재현됐다. ‘기억하라 기대하라, 새길을 만드시는 주’를 주제로 진행된 사랑의교회 특별새벽부흥예배(특새) 첫날, 교회에 모인 성도들은 그레이엄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눈물을 훔쳤고, 큰 소리로 ‘아멘’을 외치며 기도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1973년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 전도대회에서 설교하는 영상. 사랑의교회 홈페이지 캡처
오정현 목사는 “그레이엄 목사가 전한 순전한 복음이 회복돼 한국교회에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로 18년째인 사랑의교회 특새는 새벽마다 1만명 넘는 성도가 모여 함께 기도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현장 인원을 예배당 수용인원 절반인 3000여명으로 제한했지만, 부속 예배실과 해외교회 등에서 영상으로 참가해 함께 예배한 인원은 1만3000여명이었다. 이번 특새는 세계교회와 말씀을 나누고 한국교회의 회복을 바라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첫 순서로 그레이엄 목사의 아들이자 빌리그래함전도협회장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영상으로 인사를 전한 후 아버지의 설교를 직접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길을 잃고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얼마나 더 남았는지 모르겠다”며 “아버지가 한국에서 전한 복음을 소개한다.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강력한 예수 그리스도의 영향을 한반도에 끼칠 수 있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후 CTS ‘콜링갓’ 진행자 브라이언 박 목사의 설교가 이어졌다. 박 목사는 “오직 예수님만 붙잡고 사는 자에겐 하나님이 넉넉히 이기게 해주시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죽어 천국에 가는데 무엇을 염려하냐”며 “근심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항복하고 회개한다면 하나님께서 가정과 교회, 우리나라, 세계를 회복시켜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함께한 박을신(65) 권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놓치기 쉬운 신앙의 토대를 다시 세울 수 있었다”며 “이렇게 모일 수 있어 감격스럽고 더 많은 사람이 올 수 있도록 코로나19 이전으로 교회가 완전히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은택(25)씨는 “그레이엄 목사의 영상을 보며 믿음의 선배들의 기도가 쌓여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에 감동했다”며 “저 역시 후대에 기도의 유산을 물려줄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목사는 “이번 특새가 전 세계 복음주의 교회의 쇠퇴를 막는 영적 플랫폼으로 쓰임받길 바란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야 할 하나님의 유일성, 성경의 절대적 권위, 성령님의 주권과 인도하심 등 영적 토대를 탄탄하게 다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4일까지 매일 오전 4시30분 진행되는 특새엔 릭 워런(새들백교회) 로렌 커닝햄(국제예수전도단·YWAM 설립자) 목사 등의 설교가 예정돼 있다. 유튜브 채널 ‘사랑의교회’를 통해 생중계되며 지난 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첫날 현장에선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새로운 거리 두기 체계 1단계를 적용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했다. 입구를 두 곳으로 제한하고, 성도들은 배치된 방역 요원의 안내에 따라 소독약이 분사되는 방역 게이트를 통과한 후 체온 측정, QR코드 인증 등을 거쳤다. 예배당에선 좌석 사이에 한 칸을 비워 앉았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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