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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예장합동 총회장, “코로나 때 교회가 잘못했다”

등록일 2020년11월06일 06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소강석 예장합동 총회장이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했던 잘못을 언급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뉴서울타임스] 소강석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이 3일 “코로나19 상황 속에 한국 교회가 세 가지를 잘못했는데 시대 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으며 리더십을 세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예장합동 총회장·미래정책전략특별위원회 특별 기자회견’에서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는 조금 더 사회와 소통하고 대화하며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이웃 사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교회가 예배를 존중했던 것처럼 이웃의 생명도 존중했어야 했는데, 교회는 신앙의 자유와 현장 예배만 강행함으로써 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고 교회에 등 돌리게 한 면이 있다”고 고백했다. 또한 “더구나 일부 교회가 코로나 감염의 진원이 돼 국민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교회가 피난처가 되고 안식처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기피하고 거부하는 현상을 일으키게 된 게 가슴 아프다”면서 “디지털 격차와 세대 간 격차 등 단절 현상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탈 종교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남북 교류에 대한 계획도 소개했다. 소 목사는 “통일부와 대북 지원을 통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트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6일 통일부와 교단장들이 모여 남북의 생명, 의료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있다”면서 “우리 교단이 앞장서서 유엔의 제재를 받지 않는 의료품을 북한으로 싣고 간다든지, 열린 자세로 논의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 전문>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라는 어두운 터널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여전히 코로나 블루와 포비아를 느끼고 있는 때입니다.
이럴 때는 서로 이해하고 공감해 주며 힘을 북돋워 주는 배려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모두 함께 지혜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 여러 사회적 현상을 보며 종교의 사회적 기능이 무엇인지, 특별히 기독교의 사회적 역할이 어때야 하는지 많은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우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한국사회의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찍이 교회론 신학자 한스 큉은 이렇게 예견을 한 적이 있습니다. “21세기, 즉 미래로 갈수록 현대인은 기존 교회에 대해서는 저항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경향이 많이 나타나겠지만, 하나님을 향한 신심과 종교적 욕구, 또한 영성에 대한 갈망은 더 커질 것이다.”
한스 큉의 예견대로 오늘날 교회는 하나님을 향한 영성의 본질과 목마름을 보여주는 교회가 아니라, 제도나 경영적인 면을 추구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반달리즘 태풍을 몰고 왔습니다. 그래서 문화, 예술, 종교 집회가 모두 셧다운 돼 버렸는데 이때 한국교회는 선제 대응을 하지 못한 면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를 존중한 만큼 이웃의 생명도 존중해야 하는데 교회는 신앙의 자유와 현장 예배만을 강행함으로써 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고 교회에 등 돌리게 한 면이 있었습니다. 더구나 일부 교회가 코로나19 감염의 진원이 되면서 국민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 것입니다.
교회가 사람들의 피난처가 되고 안식처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기피하고 거부하는 현상을 일으키게 된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디지털 격차 현상과 함께 세대 간 격차 및 단절 현상이 젊은이들로 하여금 탈종교화하는 현상이 급격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할 것입니다.

둘째, ‘문화 체인지’ 현상이 급속하게 일어날 조짐을 보입니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특히 유튜브의 확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면 온택트 문화가 오고 있는 것이죠. 가히 ‘유튜브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온택트 시대에 교회를 떠났거나 비난하는 사람을 향해 그들의 심령을 보듬는 영혼의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셋째, 바람직한 기독교의 미래상으로는 “사회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교회”와 함께 “사회적 약자를 돕는 교회” 그리고 교회에 요청하는 것은 “윤리와 도덕실천 운동”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교회가 세 가지를 잘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대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으며 리더십을 세우지를 못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제 진단대로 여론조사 결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이제 조금 더 “사회와 소통하고 대화”하며, 사회적인 “필요”를 들어 사회적으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서는 “이웃 사랑”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선결과제인가 생각해 봤습니다.

1.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흐름과 코로나19로 인한 거대한 문명의 대격변기를 맞아 한국교회는 사도행전에 나타난 원형교회의 본질과 초대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신앙의 본질과 가치보다는 교회 전통과 제도에 치우친 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순수한 진리와 생명, 그리고 영성의 세계로 돌이켜야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모든 세대와 모든 계층 및 사회 공동체가 공감하고, 지향하는 인간 본연의 가치를 선도하고 거대 담론을 주도하며 교회가 할 수 있는 신문화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2. 범람하는 온라인 콘텐츠에 대해, 특히 건강하지 못한 콘텐츠들을 잠식하고 인간 내면을 살리며 영혼을 녹색화하는 킬러(핵심)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기 사용과 영상 콘텐츠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온택트를 넘는 영(靈)택트 문화와 시대를 열어가는 것입니다. 온택트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영적인 존재요, 만남을 갈망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 블루와 포비아 때문에 정신적 병리 현상을 겪고 있고 자살률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럴 때 한국교회가 인간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영택트 시대를 여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교회와 목회자가 정말 생명존중, 영혼 사랑에 대한 뜨거운 가슴을 소유해야 합니다. 아무리 유튜브를 통해 화려하고 좋은 영상인 것 같아도 거기에 영혼의 뜨거운 온도와 열정이 담겨 있지 않으면 감동이 없다고 봅니다. 눈빛의 온도, 언어의 온도가 뜨거우면 화상을 통해서도 반드시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온라인 안에서 진정한 영혼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럴 때 비로소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영적 방역, 정신적 방역을 하고 시대와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거룩한 항체와 저항인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교회에 저항하고 거부하던 사람들이 교회에 관심을 두고 교회로 돌아오리라 기대합니다. 이것은 한스 큉의 예견과 일치하고 미래사회는 생명이 자본이라고 역설했던 이어령 박사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 인식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 해결점을 찾기 위해 우리 총회에서는 우선 다음과 같은 일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째, 코로나19로 도래한 지금의 시대적, 사회적 문제가 간단치 않다고 판단해 총회 안에 한국교회 최초로 ‘미래전략본부’를 개설하고, 지금의 현상을 총체적이고 통시적으로 분석할 뿐 아니라 구체적 대안을 모색하고 정책화하고자 합니다.

둘째, 미래전략본부 산하에 총회 콘텐츠개발원을 뒀습니다. 교회교육을 단순히 주일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자 하는 범위를 넘어 전 목회적이고 전 생애적인 콘텐츠를 건강한 기독교 세계관에 따라 개발 보급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항상 소통할 수 있는 장으로 유튜브 방송인 ‘총회TV’를 개설하려고 합니다. 이는 빠른 정보를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종이신문이나 포털사이트로 표현하지 못한 감성적 공감과 감동적 소통을 하기 위함입니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눈빛과 눈빛이 서로 마주 보며 영적 소통을 하기 위함입니다.

넷째는 지금의 코로나19는 물론 제2의 코로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코로나19 위기대응팀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교회가 선제 대응을 하지 못한 결과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보았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제는 중대본과의 긴밀한 소통을 하면서 자율적 방역을 하며 정부는 최소한의 행정지원을 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사회를 향한 모두의 용기와 지혜가 필요합니다. 특별히 한국교회도 종교적 카르텔과 이너서클을 벗어나고 이제는 초대교회처럼 사회적 아픔을 감싸 안고 그 소리를 들으며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총회장으로서 다른 교단과 함께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혹 어려움이 따를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전력투구를 하겠습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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