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2년 전 임지인 이탈리아에서 잠적했던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한국에 망명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대사급 북한 외교관의 한국 망명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심리적 큰 충격을 주고있다.
정보관계자와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망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을 국내외 언론이 6일 일제히 보도했다.
한국 국회 정보위의 야당인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사실을 확인하며, 한국 당국이 그를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 국가정보원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조 전 대사대리는 지난 2018년 11월 임지인 이탈리아에서 부인과 함께 갑자기 사라져 행방을 놓고 관측이 무성했었다.
국내외에서 조 전 대사대리는 북한의 유럽 내 핵심 공관 책임자이자 아버지와 장인 모두 대사를 지낸 엘리트 집안 출신으로 북한 내 고급 정보를 많이 갖고 있을 것이라며 그의 행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이탈리아 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규탄하며 문정남 당시 대사를 추방한 이후 대사대리를 맡아 사실상 공관장 역할을 수행했었다.
그는 특히 4개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치품 등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공급하는 1호 물품 상납과 자금줄에도 관여했다고 일부 전문가와 언론들은 전했다.
하지만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탈북 동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아울러 지난 1997년 장승길 이집트 주재 대사 부부가 미국에 망망한 사례가 있지만, 북한 대사급 고위 관리의 한국 망명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 전직 외교관인 A 씨는 “김정은이 상당히 격노했을 것”이라며 “향후 미-북 회담을 의식해 국제적으로 크게 떠들지는 않겠지만, 해외 파견 외교관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훨씬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 역시 이같은 정보가 북한에 알려지면서 분노한 북한이 사무소 폭파로 분노의 답을 보낸 것으로 익명의 북한 전문가 추측했다.
지금까지 한국에 망명한 북한 외무성 출신 정통 외교관은 6명 정도이며, 무역 관련 외교관 10여 명, 보위부와 서기실 등에서 파견돼 외교여권으로 활동하다 망명한 인사 10여 명을 합해 대략 25명이 한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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