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19로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아주 좋다고 3일(현지시간) 의료진이 밝혔지만, 이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미국 국민들 앞에 그동안 부렸던 오기의 연장선 상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은 선거 흐름도 바꿔놓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전 부통령)의 당선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서는 다음 TV 토론회(15일 이하 현지시각) 이전에 반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쥐고 있는 대권을 넘겨 주어야 한다는 긴박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활력 징후(바이탈사인)가 아주 우려스러운 수준이었고 향후 48시간이 관건이라는 보도가 핵심 당국자와 소식통 발로 나오면서 아직은 안심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와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 의료진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상태가 아주 좋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열이 없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인 지난 1일 가벼운 기침과 약간의 코막힘, 피로 증상을 보였으나 지금은 모두 나아지고 있다”며 “숨 쉬는 데 문제가 없어 현재 산소호흡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의사들, 간호사들, 대단한 월터 리드 의료센터의 모두, 그리고 역시 놀라운 기관에서 합류해준 이들이 굉장하다. 그들의 도움으로 나는 몸 상태가 좋다”면서 “지난 6개월간 이 전염병과 싸움에서 엄청난 진전이 이뤄졌다”고 직접 알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진에 “오늘 걸어서 병원을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라고도 말하는 등 심리적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의료진의 설명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좋은 상태’인지는 불확실하다. AP통신은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아주 우려스러운 시기를 거쳤고 향후 48시간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CNN방송도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활력 징후가 지난 24시간 동안 아주 우려스러웠고 치료에 있어 향후 48시간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아직 완전한 회복을 위한 분명한 경로에 들어선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AP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전 백악관에서 산소호흡기를 사용했다는 보도도 내놨다. 의료진은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호흡기를 쓴 적이 있는지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도 답변을 피했다.
콘리 주치의는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단을 받은 지 72시간이 됐다고 언급해 공개된 것보다 빨리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인지 의문을 낳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을 공개한 것은 2일 새벽으로, 회견 시점에서는 36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콘리 주치의는 결국 보도자료를 내고 말을 잘못한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코로나19 첫 진단은 1일 저녁 이뤄졌고 2일 리제네론 항체치료제를 투여받았다”고 해명했다.
의료진은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폐 손상 여부나 퇴원 시기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의 선물’로 불렀던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치료에 사용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논의해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물어봤다. 지금 복용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한편 2일 정치매체 폴리티코-조사업체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소식 이후 "트럼프에 투표할 의사가 강해졌다"는 응답은 23%였고 "바이든에 더 투표하겠다"는 33%로 나타났다. "의견에 변화 없다"는 41%다. 바이든 후보에 유리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부부가 코로나 확진 받았다는 소식(2일 새벽)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입원 소식(2일 늦은 오후) 이전에 미국 유권자 9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3%이다.
그동안 코로나19를 경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코로나에 감염되자, 방역 문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도 커진 모습이다.
<저작권자ⓒ뉴서울타임스.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