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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식물 ‘떨기나무’] 불타는 떨기나무 속 주님 내 이름 불러주시면…

- 이지현의 두글자 발견

등록일 2020년09월26일 04시24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집트 성카타리나 수도원의 떨기나무. 국민일보DB

[뉴서울타임스] 성경에 나오는 ‘떨기나무’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 사용한 상징적인 나무다. 떨기나무는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사자를 만날 때 불꽃 가운데 있던 바로 그 나무다. 모세가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돌이키는데 사용된 ‘소명의 나무’이기도 하다.

떨기나무는 이집트에서 처참한 노예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상징한다. 특히 하나님의 사자가 불꽃 가운데 나타난 이유는 불과 같은 연단을 받는(벧전 1:7) 이스라엘 백성에겐 ‘구원’을, 우상을 섬기는 이집트 백성에겐 ‘심판의 불’(신 4:24)이 임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떨기나무는 이집트 시내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카시아과의 키가 작은 가시덤불(학명 Acacia Nilotica)로 외모는 볼품이 없다. 히브리명은 ‘세네’ 또는 ‘페텔 카도쉬’. 영어명은 라즈베리(Raspberry), 블랙베리(Blackberry), 부시(Bush). 히브리어 ‘세네’는 ‘연약하다’는 뜻이다. 세네는 일반적으로 관목인 떨기나무로 번역됐다. 로뎀 나무(왕상 19:4~5)나 에셀 나무(창 21:33), 노간주 나무(렘 17:6)로 보는 견해도 있다.



떨기나무 앞의 모세


마르크 샤갈의 ‘떨기나무 앞의 모세’.

모세가 미디안 광야에서 장인 이드로의 양들을 돌보고 있을 때였다. 모세가 잃어버린 양을 찾으러 가던 중 불이 붙은 떨기나무를 발견했다. 붉고 거대한 불길이 일렁이는데도 떨기나무가 소멸하지 않는 현상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모세와 하나님의 첫 대면이었다. 하나님은 떨기나무의 불꽃 속에서 모세에게 “거룩한 땅이니 신을 벗으라”고 하셨다. 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억압을 받고 있으니 가서 그들을 해방해 가나안 땅으로 데려오라”고 명령하셨다.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그에게 나타나시니라 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사라지지 아니하는지라 이에 가로되 내가 돌이켜 가서 이 큰 광경을 보리라 떨기나무가 어찌하여 타지 아니하는고 하는 동시에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신지라 하나님이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불러 가라사대 모세야 모세야 하시매 그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출 3:2~4)

사막에서 자생하는 떨기나무는 사막 열기에 순식간에 타거나 시들다가 비를 맞으면 겨우 기운을 얻어 살아나는 연약한 나무다. 뜨거운 태양 아래 타 버릴 것 같으면서도 타지 않는 떨기나무, 어찌 보면 모세와 이스라엘의 상황을 말해주는 듯하다.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스스로 보잘것없다고 여기며 낯선 땅에서 나그네로 살아가는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처지와 닮았다. 그러나 모세의 위대함은 체념과 절망으로 황폐해진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은 것이다.

보고, 또 보고

출애굽기 3장에 ‘보신지라’ ‘보고’라는 표현이 반복된다. 모세가 떨기나무를 보러올 때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오는 것을 보신지라”(출 3:4)고 말했다. 여호와께서 모세를 보고 계셨다. 또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출 3:7) 하나님은 모세를 부르시기 전, 뜨거운 태양 아래서 목마름과 굶주림 그리고 강제 노역에 시달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고’ 계셨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 근심을 알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내고 그들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 데려가려 하노라 이제 가라 이스라엘 자손의 부르짖음이 내게 달하고 애굽 사람이 그들을 괴롭히는 학대도 내가 보았으니.”(출 3:7~9)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모세의 하나님이 이제 ‘나의 하나님’으로 나를 보고 계신다. 우리의 부르짖음을 듣고, 건져내며, 인도하고, 데려가실 것이다. 우리가 현재 낙심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고통의 시간 속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또 떨기나무는 모세가 마지막 생애를 마무리하는 ‘축복 기도문’ 속에 등장한다. 모세는 요셉 지파를 향해 ‘가시떨기나무 가운데에 계시던 이의 은혜’라고 말한다. “땅의 선물과 거기 충만한 것과 가시떨기나무 가운데에 계시던 이의 은혜로 말미암아 복이 요셉의 머리에, 그의 형제 중 구별한 자의 정수리에 임할 지로다.”(신 33:16)


도메니코 페티의 ‘불타는 떨기나무와 모세’.

이는 모세 자신이 경험한 불타는 떨기나무 사건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떨기나무는 고독과 소외, 광야의 생활과 환란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떨기나무 가운데 계신다’는 표현은 이집트에서 고통받는 이스라엘과 함께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도원에 심어진 떨기나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은 마치 불이 붙은 떨기나무와 같다. 언제 다 타버릴지, 언제 사라져버릴지 기약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신비로운 것은 하나님께서 그 타는 떨기나무의 불꽃 가운데 계시는 것이다. 불이 붙은 떨기나무가 타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은 하나님이 불타는 떨기나무 가운데 계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본성이 자비와 긍휼이시기에, 연약한 떨기나무처럼 목마르고 괴롭고, 아픔에 시달리는 이들을 보시고는 견디지를 못하신다. 지금 하나님 계시는 곳이 바로 그곳이다.

광야의 삶에서, 고통의 시간을 사는 우리 앞에 떨기나무 속 은혜의 주님이 나타난다면. “모세야 모세야”라고 불렀던 그 주님이 지금 나의 이름을 “아무개야”라고 불러주신다면. 모세처럼 신발을 벗고 순종할 수 있을까.

이집트 시내산 입구 성카타리나 수도원 정원에 수도사들이 옮겨 심은 한 다발의 떨기나무가 자란다. 수도원 측은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실 때 불타지 않았던 것과 같은 종류라고 설명하면서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 높이 1m 정도의 떨기나무 줄기와 가지의 잎은 3~7개의 작은 잎으로 된 우상복엽이다. 줄기는 활모양으로 아래로 구부러지고 짧은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아래를 향한다. 꽃 색깔은 흰색을 띤 분홍색이며 열매는 처음에는 붉은색이지만 점차 검붉은색으로 변한다.

떨기나무를 옮겨 심은 수도사들은 이곳에 온 순례자들이 자신의 소명을 발견하고 부르심에 응답하기를 바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떨기나무는 우리의 신앙 여정을 묵상하게 하는 나무인 듯하다.

이지현 뉴콘텐츠부장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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