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식 종교기획부장
[뉴서울타임스] 오만(傲慢)은 태도나 행동이 건방지거나 거만함을 이르는 말이며, 편견(偏見)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말한다. 요즘 ‘오만과 편견’의 상징적 인물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지목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16일 동안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다가 지난 2일 퇴원한 전 목사는 정부의 방역 조치를 ‘사기극’이라 표현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바이러스를 우리(교회)에게 뒤집어씌워서 사기극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의 현명한 판단 덕분에 실패한 것”이라며 “한 달은 지켜보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 부정, 거짓 평화통일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하면 한 달 뒤부터는 목숨을 던지겠다. 저는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으로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을 위로하기는커녕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궤변으로 일관했다.
현대 복음주의 기독교의 대표적인 지성 존 스토트(1921∼2011)는 현대 교회의 성장 둔화 및 정체의 요인에 대하여 우선 목회 리더십을 꼽았다. 즉, 참 지도자 혹은 리더십의 부재가 교회에 대한 관심의 결여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참 리더십, 진정한 지도자 상을 제시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잠시 머무는 동안 인간의 영혼만을 돌본 것이 아니었다. 질병과 가난을 포함해 다양한 문제로 고생하는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헌신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영혼 구원을 위한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각종 필요를 만족시켜주는 영적인 구세주였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 문명의 발달로 인해 이전 시대보다 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과정에 편승하여 절대적 권위를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과 다원주의가 팽배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에도 예외가 아니다. 반기독교 경향이 매우 강하게 드러나게 되면서, 교회의 성장과 발전은 약화하거나 퇴보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왜 그럴까. 다른 요인도 중요하겠지만, 많은 신학자는 교회를 이끌어 나가는 목회자 리더십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교회의 리더들이 모델로 모범으로 삼아 추종하고 따라야 할 분이 있다면, 당연히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예수의 행적과 가르침이 기록된 공관복음서는 3가지 리더십으로 정리할 수 있다. 고난에 동참하는 리더십(마가복음), 가르치는 리더십(마태복음), 그리고 섬기는 리더십(누가복음)이다.
오늘날 모든 교회의 리더들은 모든 지도자의 원형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본받아, 양떼(성도)의 고난에 동참하며, 그들을 바른 진리로 가르치고 그들을 낮은 자리에서 섬김으로써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목회자가 제 자리를 찾을 때 교회는 위기를 벗어나면서 계속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 목사의 자기변명과 궤변으로 한국 기독교가 혐오와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 목사는 자신을 ‘선지자’라고 규정했다. 어불성설이다. 참된 목회자라면 자신부터 낮추고 성찰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처럼 성도들을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교사로서 목회자가 먼저 좋은 학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라면 오늘날 세속 사회 및 비기독교 집단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소외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포용하고 끌어안는 섬기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전 목사가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걱정하고 교회의 앞날을 걱정한다면, 엽기적인 정치목회 행보를 중단하고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전광훈식 오만과 편견’이 판을 치면 자유민주주의는 망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윤중식 종교기획부장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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