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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개신교계, 5·18민주화운동 적극 참여…항쟁 기록 집대성 해야”

등록일 2020년09월06일 17시09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최상도 호남신학대 교수,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학술심포지엄’서 발표
NCCK 인권위의 초기 대응, ‘역사의 오점’으로 보고 반성하기도


최상도 호남신학대 교수가 5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학술심포지엄'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개신교'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의 종교 표시 안장 193묘 중 129기(67%)가 개신교인 묘소로, 광주 개신교계가 5·18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상도 호남신학대 교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역사학회, 호남신학대와 전남대5·18연구소가 5일 주최한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학술심포지엄’에서 “5·18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광주 지역 개신교회는 계엄군의 폭력과 부정의에 침묵하거나 방관하지 않고 항쟁에 개입하고 역할을 수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5·18민주화운동과 기독교’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최 교수는 ‘5·18민주화운동과 개신교’ 발제를 맡았다.

최 교수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개신교계 참여를 연구하기 위해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묘역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2016년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의 ‘종교별 안장목록’에 따르면 종교 표시 안장 193묘 중 개신교가 129기를 차지했다. 전체 774기 중 17%가 개신교인 묘소다. 5월 18~27일 항쟁 기간 사망·행방불명된 이들의 묘역 가운데 종교가 확인된 건 34기인데, 개신교인 묘역은 22기다. 발표문에는 이들 22명의 묘비명도 공개됐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나라의 정의를 위해 살려고 했던 너…” “하나님이 주신 생명! 처절하고 암울한 시대를 살다간 짧은 생에 네 영혼은 자유와 민주의 참 불꽃으로 하나님이 소중히 가져가다” “…나라 위해 정의롭게 싸우다 간 너의 모습을 그리면서 하나님의 품 안에서 기쁨으로 살고 있으리라 믿는다” 등이다.

5·18민주화운동 열흘간 광주 개신교회와 기독 단체는 항쟁에 직접 참여하거나 구호·수습에 나섰고, 국내외 기독교계에 소식을 알렸다. 남광교회와 광주제일교회는 계엄군에 쫓긴 시민과 학생을 위해 교회 문을 열었다. 광주전남 지역 여성 민주화운동 조직으로 시민군 치료, 대자보 및 성명서 작성 등을 주도한 ‘송백회’엔 광주YWCA 등에 소속된 기독인이 적지 않았다.

전남도청에서 마지막까지 계엄군에 맞선 문용동 안종필 류동운은 각각 전도사이자 신학생, 고등학생 성도였다. 항쟁 이후 광주 교계는 ‘광주시기독교비상구호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성금을 모금하고 사망·부상자 입회 확인, 사망자 장례 거행 등에 나섰다. 광주 교계의 호소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8개 교단과 NCCK, 한국교회여성연합회 등의 기독 단체가 응답해 구호금을 전달했다. 광주의 실상을 접한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일본연합기독교회는 한국교회에 위로를 전하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광주 기독교계의 활약에도 개신교회의 5·18민주화운동 연구와 자료 축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최 교수 연구팀은 광주 개신교계의 5·18민주화운동 연구를 위해 광주에 있는 1642개 교회(2019년 기준)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이 가운데 1980년 실존했던 교회는 113곳인데, 주보나 당회록 등 교회 공적 기록물에 관련 기록이 남은 교회는 23곳이다.

최 교수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교회는 ‘조용히 우는 자와 동행’했지만, 이와 관련한 연구 및 자료 축적이 부실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항쟁에 참여한 전국 교인과 교회의 활동을 집대성하고 나아가 해외 교계의 참여도 정리해 아카이브를 구축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승호 명지대 객원교수가 5일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학술심포지엄'에서 ‘5·18민주화운동과 NCCK’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한국교회의 ‘흑역사’도 공개됐다. 이날 ‘5·18민주화운동과 NCCK’을 발표한 손승호 명지대 객원교수는 “NCCK 인권위원회가 펴낸 ‘한국교회 인권선교 20년사’는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당시 NCCK 인권위의 초기 대응을 ‘역사의 오점’이라고 표현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항쟁 당시 NCCK 인권위는 교회와사회위원회 연석회의와 실행위원회 안건 상정, 전두환 대통령과 만남, 대책위원회 구성이란 3가지 대책을 마련했으나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적극 대처를 못 하는 사이 기독교청년연합회(EYC) 소속 청년 김의기 김종태가 광주의 참상을 알리려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또 ”1985년에 이르러서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성명서가 발표됐는데 이는 NCCK 인권위 역사에 있어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손 교수는 “다행인 건 올해 5월 ‘NCCK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위한고백과증언국민운동 준비위원회’가 발족했다는 것”이라며 “NCCK가 과거 오점을 되풀이하지 않고 적극 활동을 펼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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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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