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서울타임스] 조현상 기자 = 청와대 본관 1층 충무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교회 지도자들과의 간담회는 예정 시간을 넘겨 2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문 대통령은 총 16명의 교회 지도자들의 발언이 끝난 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여기 계신 장관님(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들도 지도자분들께서 하신 말씀 잘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기도의 힘을 믿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해 온 데는 각각 종교는 다르더라도 우리 국민의 간절한, 나라를 위한 기도의 힘이 모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대한민국 최대 종교입니다. 기도의 힘 속에 기독교인들의 기도가 가장 많이 들어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도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의 힘으로 여기까지 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라며 종교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예배가 기독교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거의 핵심이고 생명 같은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비대면 예배나 다른 방식이 교회와 교인에게 곤혹감을 주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코로나 확진자의 상당수가 교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집단감염에 있어 교회만큼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 없다. 그것이 현실이다라며 방역에 교회의 동참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종교의 자유 자체, 신앙의 자유 자체, 하나님에 대한 신앙, 예수님에 대한 신앙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절대적 권리이다. 하지만 신앙을 표현하는 행위, 예배하는 행위는 최대한 국가가 보호해야 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규제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상 제도화되어 있다. 그런 객관적 상황만큼은 교회 지도자들이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교회 간에 좀 더 긴밀한 협의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그런 협의체(※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이 인사말에서 제안)를 만드는 것은 아주 좋은 방안이라고 동의했다. 기독교만이 아니라 여러 종교들도 함께할 수 있다며 “그 부분은 꼭 좀 반영이 되도록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라며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대다수 교회는 방역에 열심히 협조하고 있으니 교회를 구분해 주면 좋겠다는 말씀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소수 교회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모든 교회에 (비대면 예배를)일률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니, 교회를 분별할 수 있도록 교회인증제를 도입하자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지금 최고의 고비입니다. 이 고비를 막지 못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면 아마도 교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거의 멈추다시피 해야 합니다. 국민의 삶이 무너지는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번 멈추고 나면 다시 되돌리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선에서 확산을 멈추고, 빠른 시일 안에 안정시켜서 우리 모두의 활동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정해진 기간까지만은 꼭 좀 협력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교회 수가 6만여 개라고 합니다. 교회마다 예배 방식이 다 다릅니다. 옥석을 가리지 않고 일률적으로 조치 내리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은 이해하지만, 그 부분은 받아들여 주십시오. 다만 위기상황을 벗어나 안정화가 되면 협의체에서 그런 의논들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시급한 방역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예배자체가 힘든 영세한 교회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도울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영상 제작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도 계속 협의해 나가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습니다.”라며 지원을 약속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부 지도자들이 가짜뉴스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요청하자 “‘가짜뉴스’는 저희도 단호한 대응을 할 것입니다. 정부를 비난하거나 대통령을 모욕하는 정도는 표현의 범주로 허용해도 됩니다. 대통령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도 좋은 일이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에 7개월간 고통 받으면서 국민들 마음속에 불안함도 있고, 지치기도 하고, 무력감, 심지어 분노까지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 마음을 따뜻이 보듬어 드리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들 속에 나라와 국민에 대한 걱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부분에 일일이 답을 드리지 않아도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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