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자 60만.
전국의 고물상 주인들이 다 죽게 생겼다며 난리들입니다.
왜냐하면 폭락한 고철값 때문에.
3, 4년 전 1kg 당 4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년 전까지만 해도 200원. 300원 하던 고철값이
올 들어 100원 밑으로 떨어져서 똥값이 됐으니
고물상 주인들의 비명이 엄살만은 아닙니다.
고물상도 다분한 투기입니다. 주식과 꼭 같습니다.
고철값이 언제 얼마나 오르고 내릴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5년 전 1kg 당 200원씩 사서 마당에 쌓아 놓았다가
그 다음 해 갑자기 400원으로 올랐을 때처럼 대박을 맞는가 하면
지난해 200원, 300원 할 때 잔뜩 사서 400원, 500원으로 오르면 팔려던 사람들은
100원 밑으로 떨어진 고철 더미를 원수처럼 노려보며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는 것입니다. 주식투자와 다를 게 없습니다.
그렇다면, 고철값이 전례가 없을 정도의 낮은 값으로 폭락한 이유는 무었입니까?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서 철근이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큰 공사가 터지지 않으니 그 불경기가 밑바닥까지 파급되어
나 같은 잡부에게도 벌써 피부에 와 닿게 되고
이러다가는 올 2016년에 내가 원하는 만큼 일을 못하게 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은근히 걱정이 앞섭니다.
그러던 차에 엊그제는 운전을 하고 가다가
취직을 못해서 놀고있는 20대, 30대 청년이 한국에 무려 60만 명이나 된다는 뉴스를
라디오에서 들으며 나는 속으로 크게 놀랐습니다.
20대, 30대 청년만 60 만 명이 놀고 있다니! 무서운 일 아닙니까?
그런데 그중 태반이 또 장기 실업자라는 겁니다.
나는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그 젊은 실업자들의 하루를.
부모·형제에게 낮이 없어 한 식탁에서 밥이나 제대로 먹을까?
놀아도 담배는 피우고 술도 한 잔씩 해야 하는데
그 용돈은 또 누구에게 손을 벌릴까.
여자 친구가 있을 때 그들의 심정은 더욱 비참할 것 같고
그렇게 조금씩 몸과 마음이 망가져 가는 것이나 아닌지 걱정입니다.
나 같으면 달려들어서 뭐라도 할 것 같은데.
우선 아침에 인력사무실에 나와서 노가다라도 하면
하루에 9만 원은 기본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거든요.
9만 원이 어딥니까? 몇 년씩 놀던 실업자에게!
그리고 이럴 때가 아니면 그들이 노가다 같은 좋은 경험을
언제 다시 해볼 수 있을 겁니까?
한창 일할 나이에 취직을 못 해 주눅이 든 그들의 얼굴에서 동정심이 일다가도
힘들고 지저분하고 위험하고 창피한 일은 죽어도 못하겠다는 그들의 정신상태 앞에서는
『아직 고생을 덜 했구나.』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그들이 만일 용기를 내어 대거 노가다 판으로 쏟아져 들어온다면
우선 나이 많은 나 같은 사람부터 밀려날 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고마워 해야 하나요?
거참...
이래 저래 입맛이 씁니다.
2016년. 3월. 29일.
민중혁명이 온다. 강봄.
http://cafe.daum.net/rkdqha1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