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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자◇ 2017-12-04 15: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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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1     추천:0

인자한 모습이라면...

 

목사님, 인자하신 모습이 참 좋습니다.”

 

엊그제 노회모임 성찬식 말미에 축도를 하고 내려와서 목사님들과 수인사를 나누는 중에 한 선배 목사님이 저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제 이야기를 하여서 미안합니다만 목사의 인자한 모습이라는 명제가 불현 듯 떠오르게 되었고 그래.. 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저 자신도 돌아보면서 인자한 모습이란 어떤 것일까.. 지금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먼저 국어사전에서 인자(仁慈)’를 찾아보니 어질고 자애롭다. 그러한 사람, 그런 모습.”이라고 되어 있군요. 그래서 다시 어질다를 찾아보니- “마음이 너그럽고 슬기로워 덕행이 높다.”고 되어있고 또 자애(慈愛)’를 찾아보니-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도타운 사랑.”이라고 되어있는데 도타운-’이라는 말이 낯설어서 휴- 또 찾아보니- “인정이나 사랑이 많고 깊은 모양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그래서 이겠지요. 인터넷에 보니 신설 초등학교 교명을 응모하는 행사 같은 것도 있는 모양인데 도타운초등학교라는 이름도 접수되어 있군요. 허허. 늦게 알게 된 참 예쁜 우리말입니다.

 

이 모든 설명과 풀이를 합하여 말을 만들어 보면, ‘마음이 너그럽고 사랑과 정이 많은 사람정도가 되겠는데 그렇다면 인자한 모습이란 그러한 덕스러운 속사람의 모습이 은연중에 겉으로 드러나는 모양이라고 하여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덕()이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행하려는 어질고 올바른 마음이나 훌륭한 인격.”을 말하는 것이라는 설명이고 보면- 무언가 쉽게 근접할 수 없는 높음과 고결함도 떠올리게 됩니다.

 

물론 좋은 마음을 가지고 인사로 하신 말씀이겠지만, 그 한 마디를 들을 때는 얇은 귀가 팔랑-팔랑 좋아했는데 이렇듯 가만히 생각을 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까지 이르다 보니- - 무거운 짐이 지워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나 스스로에게 많은 점수를 아낌없이 한껏 준다고 하더라도 인자한-’이라는 말은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칭찬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긴 한숨을 내어 쉬게 됩니다. ... 인자한 모습이라... 아마도 예수님에게서나 찾을 수 있는 모습이 아니겠어... 지금도 추앙받는 역대 성현들 속에서나 있었겠고... 혹시 늘 나를 바라보시고 쯧쯧 하시는 하나님께서 그 선배 목사님의 입술을 통하여 하시는 종용과 채근의 말씀은 아닐까...

 

조금은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얼른 생각의 중심을 옮겨 봅니다.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들 중에 겉으로도 드러나는 인자한 모습을 가졌던 사람은 누구일까... 그 어르신..? 혹은 그 때 그 아무개..? 여러 얼굴들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꼭이 박수를 받을 만한 정답으로서의 얼굴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를 들라면- 한 때 또는 잠시 그렇듯 인자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였지만 그 후로도 이어진 만남 속에서는 그러한 지난번의 인자함에는 전혀 못 미치는 모습과 행보를 보게 되고.. 또는 여지없이 그러하였던 자신의 인자한 모습을 스스로 산산이 깨뜨려버리는 모양들을 보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 사람이 어떻게 한 결 같을 수가 있나..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것이니.. 예수님도 성전 뜰에서 장사하는 이들을 쫓아내실 때에는 크게 분노하시며 손에는 채찍마저 감아 쥐셨잖아... 하물며 그저 평범한 사람 된 이들 중에서... 또 나와 같이 산골마을 작은 교회의 수십 명을 이끌고 있는 목사의 모습에서 무슨 대단하고 빛나는 인자함을 찾겠다고 하겠어.. 그저 주변 사람들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숨기는 것 없이 살고 있는 목사라는 인정만이라도 궁궁하게나마 받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요.. 인자한 얼굴들이 보고 싶습니다. 어쩐지 자꾸만 다가가고 싶고 그저 그 옆에라도 한 번 가만히 서 있어보고 싶은 인자한 모습들이 그립습니다... 어디에 가면 그러한 사람이 있을까 어떻게 해야 그러한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이제 이 만큼-’ 살아온 나이인데 혹 그저 영영 이루어지지 않는 내 마음속 소망으로서만 끝나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울까.. 하는 생각이 마음의 그늘이 되어 다가옵니다.

 

나의 모든 것을 던져 사랑하고 존경하고 싶은- 그래서 더 가까이 자꾸만 다가가고 싶고 감히 그 옆이 아니더라도-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 속의 행복이 무럭무럭 피어오르게 하는 사람.. 그러한 인자한 모습의 사람이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그러한 사람들 속에 있으면 어쩐지 나도 그렇게 될 것 만 같고.. 살아가는 날의 고단함 들이 물리쳐지고 즐거움이 더하여지면서 하하하 나의 웃음소리가 저 청명한 하늘 멀리 멀리까지라도 울려 퍼질 것만 같습니다.

 

그러한 큰 바위 얼굴을 찾을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나의 모양 다듬기를 자꾸만 계속하여서 작은 조약돌 얼굴이라도 인자한 모습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논두렁에 밭두렁에 저 개천 변에- 그리고 붕- 먼지내며 지나가는 시골 버스 바퀴 아래에서 굴러다니는 작고 흔한 모습 속에서라도 주변에 조그마한 아름다운 모습이 만들어지는 것에 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참 행복할 것입니다.

 

많이 갖고 높아지는 것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많이 있지만 나의 작은 모습과 조그마한 얼굴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여주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그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분명합니다. - 하는 깊은 호흡으로 내 속에 있는 모든 찌푸리게-’ 하는 것들을 다 내어 보내고... 당장은 조금 어색할지도 모르지만 뭐-어때? ‘인자한-’얼굴이 나의 것이 되게 하여 주변을 환하게 또 즐겁게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장담컨대- 멋지고 아름다운 날들이 더욱 펼쳐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산골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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