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후보에 대한 비판적 지지, 네 가지 요구”
지난 토요일
저는 서울 강북을 지역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개헌과 탄핵이후에 대해 여러 말씀을 나눴습니다.
당내 경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 묻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조심스럽게 안희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개헌이라는 정치개혁에 대한 약속, 세대교체에 대한 국민적 요구, 구체적 행정경험이 그가 갖추고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반박이 있었습니다.
30년 민주당원의 절규에 가까운 반박이었습니다.
민정당, 민자당 시절 저 놈들에게 당한 일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데 손잡자고 하는 소리에 기가 막힌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조용히 ‘바로 그 지점이 제가 안희정을 다시 보는 지점’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3월 10일 파면 확정된 박근혜의 탄핵을 국회에서 가결하기 위해서는 당시 여당 소속 의원들의 손을 빌려야 했던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탄핵 가결과 파면 결정에 속이 시원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은 타협과 조정, 국민의 힘이 함께 한 덕분에 가능한 것임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디에선가 60명 이상의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와야 하는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적폐청산을 이루기 위해서조차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켜야 하고 모순덩어리인 현실과 직면해 한발 한발을 내딛어야 합니다. 인정하기 싫은 현실도 우리의 현실입니다. 운동은 주장과 구호만으로 이뤄질 수 있지만 정치는 현실과 실천으로 만들어진 모순덩어리입니다.
정치지도자라면 60일 뒤에 벌어질 일에 대해 솔직해야 합니다. 주장과 구호로 현실을 대신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안희정은 솔직하게 이 문제를 대면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저 역시 여당이 될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아니고, 여전히 진보운동가이거나, 작은 정당의 활동가였다면 안희정이 대면한 현실을 인정대상이 아닌 청산대상으로 보고 있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야당도 아닌 여당의 국회의원이라면 손톱만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태산같은 실천을 마다해서는 안 될 것이고, 국민들의 삶을 위해 어떤 비루함도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통을 거부하고 국회를 향해 책상만 치던 대통령과 그 대통령을 따라 야당 비난만 일삼던 여당이 오늘의 파국을 가져왔습니다.
저는 안희정의 현실인식이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는 과감한 제안과 변화를 이끌어 낼 기폭제가 되리라 믿고 싶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어 통합과 협력의 정치를 열고, 국민지지의 힘을 바탕으로 개혁주도성을 놓치지 않는 연합세력을 구축하여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지형을 열어줄 준비가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반개혁세력, 국정농단의 부역세력을 최소화시키고, 개혁의 방향을 선도하면서 국민의 삶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바꿔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안희정을 지지합니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지지하겠습니다.
그리고 재벌개혁-노동중심-경제민주화-개헌 이라는
4가지 과제를 요구하며 지지하겠습니다.
한국사회 최대 개혁대상인 재벌과 손잡았던 정경유착의 경력을 비판하고,
앞으로 재벌개혁에 대한 구체적 계획과 확고한 실천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면서 지지합니다.
민주당 정부 시절 만들어진 법안들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졌고 이로 인해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사실을 성찰하길 요구 합니다. 또한 노동자가 기업경영의 대상과 사회정책의 부속물이 아닌 기업과 사회의 당당한 주체로 인정받으며 사회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일하는 사람들의 대통령’이 되어 주기를 희망하며 지지합니다.
수출지상주의, 성장우선주의,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시대의 요구인 경제민주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의 활력과 시장의 활기, 서민경제의 활성을 이뤄내는 경제대통령이 되기를 응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극적인 태도에 머물고 있는 개헌을 포함한 정치개혁에 대해 분명한 프로그램을 제시해 구시대의 막내가 아닌 새 시대의 맏형이 되는 정치지도자가 되어주기 바랍니다. 개헌에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이어서는 대립과 투쟁의 정치를 뛰어넘지 못할 것입니다. 구조적 개혁을 뒷받침하는 개헌이야말로 적폐청산의 완성입니다.
오늘 저는 캠프와 별도의 협의 없이 제 판단에 따라 페이스북 통해 안희정 후보에 대한 조용한 지지를 선언합니다. 지지의 방식과 방법은 조용하였으나 안희정 후보의 경선 승리를 위해서 저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멘토의 역할을 요구하면 열성 멘토가 될 것이고 지원을 요청하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입니다. 저는 제 지지가 실속 있길 바랍니다. 저를 지지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표가 되는 응원을 할 것 이며 안희정 후보가 대선후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더불어 저는 우리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진정한 축제로서 당내 화합과 조화의 장이 되도록 힘쓸 것입니다.
제 의사를 존중하고 이해해주신 강북을 당원동지들에게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017년 3월 14일
더불어 민주당
국회의원 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