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하는 민들레꽃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촛불 집회에 붙여
장 재 원
인간적 동정, 아버지의 후광, 여자라는 동질성, 기타 등등……
그래서 마침내 이 나라 대권을 쟁취했던 그대여,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그대가 통치했던 4년 동안
대한민국은 국가가 아니었네
청와대에는 대통령이 없었네
최순실이라는 한 여자의 아바타가 주인을 위해
개판 쳐 놓은 개똥밭이었네
헐……!!!!
마침내 구린내가 하늘까지 닿아
그대의 역겨운 개똥밭을 정화할
민들레 홀씨들이 눈처럼 흩어져 내렸다
온 나라 안에 충만한
생명의 꽃씨는 공장 갈라진 벽 틈에서도 자라났다
정의의 꽃씨는 위태한 옥탑방 지붕 위에서도 솟아올랐다
공분의 꽃씨는 감옥 철창 틈에서도 피어올랐다
이리 뜨겁게 모여 남산 꼭대기에 봉화를 올린다
전국 모든 개똥밭이란 개똥밭에서도
어김없이 봉화로 조응한다
드디어 서울 백악산 아래 조국의 상개똥밭을 치우기 위해
별처럼 많은 촛불 심지를 돋운다
고사리 손마저도 켜 든 이 평화의 촛불들!
백발노인의 손에도 켜 든 이 정의의 촛불들!
연인의 손에도 켜 든 이 흥성한 촛불들!
무지렁이 내 손에도 켜든 이 하야의 촛불들!
그러나 이 수백 만 불빛을
끝까지 한 줌 어둠으로
가리려고만 하는 미망 속 그대여,
미혹된 대통령이었던 그대의 명령이 추상같던 때
정의라는 이름으로 갈겨대는 물대포에
흔적도 없이 꺼지고 말았던,
애국이라는 허울 뒤 사악한 숨은 손에 의해
은폐의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던
어리석은 민초들
오늘 기어이 되살아나
백만, 천만 개 촛불 켜 드는 것
보라!
천년만년 불멸하는
이 위대한 겨레의 민들레꽃들을 보라!
37년 전, 불행하게도 독재자 그대의 아버지가
심복의 총탄에 의해 빼앗겼던 그 자리
오늘은
그대가 싸질러 놓은 똥무더기로 미끄러진 강아지에 의해
또 빼앗기고 말았구나
다시 헐……!!!!
백, 천만 개 촛불 켜고 천년만년 피어 갈
겨레의 민들레 꽃자리!
더 이상 그대와 같은 똥감태기가 앉아 있을
자리가 아니다
2016.11.26. 한국작가회의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 낭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