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김종인‧안철수는 한몸이다?
"천민자본주의 시대, 누가 권력 잡든 민주주의 불가능"
전직 대통령을 풍자하는 포스터를 길거리에 부착해 법적 처벌을 받았던 이하 작가가 4. 13 총선을 앞두고 현실 정치를 풍자하는 그림을 잇따라 인터넷에 게시하면서 반응이 커지고 있다.
이하 작가는 지난 3월초부터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려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했다.
지난 3월 1일 올린 그림을 보면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는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누리당이라고 쓰여진 사람의 발 아래에서 & #39;콘크리트 지지율& #39;이라고 이름 붙인 돌에 깔려 있다. 필리버스터 정국에서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율은 변함이 없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더민주당이 중도 지지층 여론에 굴복하는 모습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그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 #39;새정치& #39;라고 쓰여진 바주카포를 어깨에 메고 미사일을 쐈지만 그 미사일이 다시 안 대표로 향하는 내용이다. 안 대표가 말하는 새정치의 허구성을 조롱하면서 국민의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다 미끄러져 넘어진 김무성 대표를 쳐다보는 그림도 눈에 띤다.
하이라이트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얼굴을 3분의 1씩 합성해 기괴한 얼굴이 된 그림이다.
이 작가는 해당 그림에 대해 "천민자본주의 시대에서의 정치는 그 누가 권력을 잡든 절대적인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심각하게 말하면 천원 삥 뜯는 놈보다 오백원 삥뜯는 놈을 선택해야겠죠. 정치를 믿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요구를 믿어야 한다"고 썼다. 여야의 정체성 차이가 크지 않고,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할 바에야 스스로 정치적 요구를 강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하 작가는 김종인 대표가 나치의 표시인 갈고리 십자가 하켄프로이츠가 그려진 속옷을 내리고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있는 그림도 그렸다. 화장실 벽 뒤로는 & #39;비례대표& #39;, & #39;권력& #39;, & #39;대권& #39;이라는 글씨가 낙서돼 있다. 김 대표의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의 공천 배제에 대해서도 풍자했다. & #39;위험한 말뚝박기, 위기의 유승민& #39;이라는 제목의 그림은 김무성 대표의 다리 사이에 유승민 의원이 말뚝을 박고 있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유 의원 등위를 찍어누르려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작가가 지지하는 후보의 그림도 인터넷에 공개했다. 부산에 출마한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언더우먼 옷을 입고 있다. 이하 작가는 "예술을 전공한 분답게 국정감사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문제제기를 강하게 했다"면서 "정치인들의 운신의 폭은 대부분 인기에 의해 결정이 되지만 이 양반은 표나 인기에 상관없이 자신의 일을 하는 양반"이라고 밝혔다.
녹색당 비례후보 신지예 후보에 대해서는 "신지에 후보는 만 25세다. 약관의 나이지만 싹수가 괜찮다. 녹색당에서 대변인도 하고 있으니 능력도 있는 거다. 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고 오랫동안 풀뿌리 시민활동을 성공적으로 해왔다. 대단한 열정을 가진 친구"라고 소개했다.
이하 작가는 서면 인터뷰에서 작품의 취지에 대해 "저는 한국의 정치가 매우 재미있다.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처럼 웃길 때가 있다"며 "세상을 가지려고 하는 모습들이 바보들처럼 보인다. 인생도 자신이 통제해서 가질수 없듯이 정치도 세상을 가질 수 없다. 흘러가는 세상이 잘 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정치가 좋은 정치라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총선이 그런 좋은 정치가 권력을 가지는 선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저는 진보적인 것을 추구하는 예술가다. 우리 사회가 한단계 진보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여야를 떠나 정치를 과감하게 풍자하고 비판한다"며 "각성한 시민들과 함께하는 풍자 작품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예술가의 당연한 권리이다. 그 풍자때문에 현행법상 처벌을 받게된다면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지난 2012년 수의를 입고 수갑을 찬 전두환 전 대통령이 29만원 짜리 수표를 들고 있는 포스터를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이 있는 연희동 골목에 붙여 경찰에 체포됐고, 재판으로 넘겨져 표현의 자유를 주장했지만 담벼락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