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잡아' 적폐 청산이야말로 '근혜식' 오만의 연장
박 전 대통령은 국정과제로 국민이 이해하기 쉽도록 '비정상의 정상화'를 거창하게 내놓았는데, 추상적 개념이자 실로 오만의 극치였다. 즉 자신만 정의(正義)이자 선(善)이고, 자신을 반대하면 무조건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진영 논리가 깔려있다. 외려 그녀는 임기내내 비선실세를 방조하면서 마땅히 감시자가 돼야 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최순실 씨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고,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은 최순실 씨의 행동대장으로 전락하였다. 외려 '정상의 비정상화'에 매진하다 작금의 탄핵을 자초한 셈이다.
진보진영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른바 '적폐 청산'도 공허하기 짝이 없어 박근혜식 오만과 불통의 연장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결국 자신들만 정의(正義)이자 선(善)이고, 자신들을 반대하면 무조건 악(惡)이고 '적폐 대상'이라는 이분법 논리가 여실히 드러나지 않는가? '적폐 청산'에 대해 금일자 한겨레신문 사설도 다음과 같이 요약하였다.
" 헌재 결정은 탄핵 열차의 종착역이자 새로운 도전을 향한 출발역이다. 나라의 근간을 새롭게 세우는 일은 단지 법치주의의 확립, 최고권력자의 절제 등에 그치지 않는다. ‘헬조선’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사회 전반의 부조리와 불평등, 사회 곳곳에서 난무하는 반칙과 특권, 정·관·재계의 강고한 기득권 체계 등 그동안 우리 사회에 켜켜이 쌓인 적폐 청산이 그것이다. "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도 사회 전반의 부조리와 사회 곳곳에 난무하는 반칙, 기득권 타파에 결단코 반대하지 않았고, 다만 방법론에 차이가 있을 뿐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큰 틀에서 이해가 어렵지 않았다. 외려 누가 집권하든 여소야대 정국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대연정을 모색하지 않으면 법치주의를 통해 '적폐 청산'을 이룰 수 없다는 안희정 지사의 주장이 백 번 타당할 것이다. 반면 문 전 대표는 바른정당까지 적폐 대상으로 몰았으니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또 다른 식물정부의 연장이 될 터이다.
금번 탄핵 선고는 야권이나 국민의 승리가 결코 아니다. 금일자 한겨레신문 사설 제목처럼 '(촛불)시민혁명'의 승리가 아닌, 다만 '법치주의' 승리일 따름이다. 헌재는 어디까지나 법치주의에 입각한 판결을 내렸고, 만일 법치주의가 이 땅에 만연했다면 당연히 촛불집회를 필요로 하지 않았을 뿐더러 태극기집회라는 또 다른 사회병리적 현상만 파생시킨 셈이다.
헌재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 내란 혐의로 체포해야 마땅하고, 이는 법치를 확립하는 유일한 길임을 특히 황 권한대행은 명심해야 한다. 황 대행이 주저할수록 진영논리를 앞세운 문 전 대표만 콧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동안 진보나 보수언론이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사실상 두둔하고, 재판 결과 승복도 마치 개인의 자유인 양 떠들면서 '법치주의'를 외면한 셈이다.
거짓과 선동의 역사는 반복된다!
1945년 8월 15일,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역사적 사건도 우리 국민의 승리가 결코 아니었다.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에서 미군 승리의 결과물이었을 따름이다. 국내 좌익과 우익은 자신들의 진영논리에 따라 각각 찬탁, 반탁을 주장했지만, 국론만 급속히 분열되면서 결국 멀쩡한 나라만 둘로 쪼개졌다. 스스로의 힘으로 해방된 것인 양 착각하다가 강대국들에 의해 국토가 분단된 셈이다. 당시 우리 민족이 조금이라도 자중, 자제하고, 정치인들끼리 권력 다툼 하지 않고, 서로 이념으로 갈라서지 않았다면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어쩌지 못했을 터이다. 물론 이후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도 발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 탄핵은 TV조선이 작년 7월 미르, K스포츠 재단의 비리와 최순실을 인지하고, JTBC가 지난 10월 24일 태블릿PC를 공개한 것으로 대부분 판가름났다. 나머지는 언론의 자유와 더불어 소위 '법치주의' 국가라면 당연한 수순이자 결과(법치주의 승리)였지, 문 전 대표의 주장대로 직접민주주의(헌법 제1조)나 광장 정치의 산물인 촛불집회의 공로가 결단코 아니다. 외려 다른 언론사보다 종편의 역할이 지대했다는 점에서 특히 진보언론이나 진보진영의 공치사에 기가 막힌다.
8월 15일 광복절 혹은 건국절에 대해 사실상 일제에 직간접적으로 협조하고 매번 충성까지 맹세한 어느 국민도 자랑할 수 없었고, 극소수 독립운동가들만 민족 해방의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었다. 이처럼 금번 탄핵 선고는 국민 어느 누구도 아닌, (자살한) 최 경위 유가족의 눈물을 닦은 소중한 판결이었다. 아울러 박관천 전 경정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억울함을 풀어준 판결이었다. 뭐든 진영논리로 해석해 다만 잠시라도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을 닦은 판결이라고 곡해하지는 말라!
금번 사건으로 특히 보수진영은 완전히 몰락하고, 이른바 '가스통 할배'만 남았다. 박 대통령은 헌재 판결대로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며 끝까지 자기 정치만 앞세우고, 자칭 보수는 자신들의 유일한 가치인 법치마저 저버린다. 외려 태극기를 모독한 태극기집회에 대해 동정은 커녕 이해조차 불가능하겠고, 결국 촛불집회든 태극기집회든 사소한 불법행위라도 엄단하고, 특히 헌재 불복 행위는 반드시 내란 혐의로 체포해야 한다.
대한민국 언론이 대한민국 법치를 바로 세운다. 특히 진보언론은 국민(?)의 승리로 포장하거나 공치사에 여념하지 말고, 보수언론도 태극기집회를 일절 동정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