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가 월드컵 감독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졌네요.
기자회견의 핵심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 축구를 위해 기여하겠다...는 뜻을
이미 지난 6월에 대한축구협회와 한국 내 지인들에게 전달했다는 겁니다.

  현 신태용 감독이 7월에 임명됐으니 축협이 맘만 먹었으면 이때, 히딩크를
감독으로 추대했을 수도 있었다는 얘긴데......
물론 히딩크가 다시 2002년의 영광을 재현하리라고는 기대하진 않습니다.
(...하면 좋고...) 히딩크도 2002년의 영광은 무리라는 전제하에 기자회견에
임한 것으로 보아 한국 축구가 위기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기꺼이 한국 축구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식으로(연봉은 무시) 의사
표현을 하였음에도 우리 축협은 거들떠도 안 본 것으로 나타났네요, ㅉㅉ...
우연히도 오늘 축협의 조중연과 이회택등 축협의 고위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유흥주점등에서 술판을 벌인게 드러나면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도 
들리는게 어째 심상치 않군요.

  히딩크는 분명 6월에 자신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축협은 그렇다치고 축협에 출입하는 기자들은 뭐하고 있었던 겁니까?
수 많은 기자들 중에서 한명만이라도 이를 기사화했으면 감독 선임과 관련하여
여론이 형성이 됐을거고, 축구 대표팀도 일취월장하지 않았을까요?
적어도 지금의 대표팀보다는 나아졌을거라고 생각하는데...무리인가요?
노련한 히딩크라면 국가대표팀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게 했을 겁니다. 분명히...

  오늘 히딩크의 기자회견이 아니었다면 우린 이런 내막을 전혀 알지 못했을
겁니다.
싫든 좋든 히딩크는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한국 축구 감독만을 놓고 보면 그를 능가할 감독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구요...
먼저 감독 자리를 제의한 것도 아니고 히딩크 스스로 온다는 것도 무시해 버릴
한국 축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대한축구협회는 망각한 걸까요?
축협과 담당 기자들이 모두 한통속이 되어 히딩크를 왕따시킨 속사정이라도
있는 건가요?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문득, 임진왜란 직전에 통신사로 일본에 갖다온 조선의
신하들이 선조에게 상반된 보고를 하여 나라의 위기를 맞았던 역사가 떠오릅니다.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져 나라보다는 당파싸움에 열중했던 과오를 되풀이하는
우리 축협과 기래기들을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히동구 형님이 공을 찼네요...축협이 어떻게 볼처리를 하나 지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