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이라는 영화에서 대사로 나왔다는 '99%의 개·돼지' 국민론은 며칠 사이에 교육부의 고위 공직자를 파면시켰다. 영화의 위대한(?) 힘이라니....
고위 공직자에게서 또는 교육부로부터 공짜로 밥을 얻어먹었을 기자가 기사화하면서, 영화에 나오는 대사를 흉내내던 공직자의 주장은 역사적인 사건이 되었고, 결국 해당 공직자는 여론에 따라 파면을 당했다.
세상에는 밥이나 술을 샀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함부로 갑질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참으로 미개한 일이지만, 세상에는 그런 일들이 가끔 있다.
오래 전에 어떤 종교창시자가 그랬다. 왼손이 하는 선행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밥이나 술을 사는 선행(?)을 하고도 즉석에서 그것을 가지고 밥을 얻어먹는 상대방에게 함부로 갑질을 하니, 정작 그 선행(?)을 통해서 갑질의 불행을 당한 상대방은 여러 모로 불편하고 뒤틀린 심정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그 갑질이 말도 안 되는 것일 때는 불편한 심정을 넘어서 분노까지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공짜로 밥을 얻어 먹었을 기자도 자기네가 낸 세금으로부터 편성된 공금으로 밥을 사는 공직자들에게서 세금의 일부를 환급받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공직자가 개인 돈도 아닌 공금으로 기자에게 자기네 부처를 홍보해 달라고 밥을 사면서, 정작 기자를 포함한 국민들을 '99%의 개·돼지'라는 식으로 함부로 발언을 하니, 기자들이 열 받게 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런 심리과정을 배경삼아 사건의 결말을 요약해 보건대, 공직자들이 '99%의 개·돼지'가 낸 혈세로 기자에게 밥을 사면서 기자도 포함된 국민들을 '99%의 개·돼지'라고 지칭하니, 그렇다면 1%를 지향하는 당신도 사실은 '99%의 개·돼지'가 아닌가 하는 억하심정이 기사화를 유도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한편, 이런 생각도 해 본다.(그냥 개인적인 상상이니 오해는 없기 바란다.)
'99%의 개·돼지' 국민론을 분석해 보면, 국민은 개와 돼지로 나뉘는데, 도대체 누구는 개고, 누구는 돼지인가?
혹시 반려견이라는 개를 키우는 국민은 개의 반려자이니 개고, 개도 없는 나머지는 돼지가 아닐까?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 정도 된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나머지 3,950만 명은 돼지가 아닐까?(5천만 명 중 국민 1%인 50만 명은 상류층인거다.)
어쩌면 요즘 개를 유모차나 자전거의 유모차에까지 태우고 다니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개 국민이 아닐까? 1% 상류층은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개 국민을 생각하게 되었고, 개도 못키우고 사는 국민은 돼지 국민으로 생각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런 1% 상류층의 인식을 눈치 챈 99%의 국민들은 돼지 국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심지어 노숙자까지도 개를 키우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런데, 배우자 없이 살면서도 개는 키우는 국민들과 그보다 못한 돼지 국민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다. 이른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 같은 것이다. 요즘에는 공동주택인 아파트에도 개 국민과 돼지 국민으로 나뉜다. 아파트에서 금지된 개를 키우면서도 개 소음을 막지 않고, 개 오줌과 개 똥을 복도와 계단, 심지어 승강기 등 여기저기 싸도록 방치하는 개 국민들에게 돼지 국민들은 찍 소리도 못하고 산다. 그리하여 개로 인해 개 국민과 돼지 국민 사이에는 개 갈등이 있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사람도 개가 없다. 그래서 이른바 돼지 국민인가 보다.
그나 저나 1% 상류층은 무슨 국민인가?
이른 새벽에 지붕에 올라가 대한민국의 하루를 여는 부지런한 닭 국민인가? 그런데 말이다. 닭이 울어도 백수인 돼지들은 해야 할 일이 없다.
이만 두서없는 횡설수설을 줄인다. 혹시 이 글로 인해서 마음이 불편한 분들이 없기를 바란다. 무더운 날, 백수 돼지가 그냥 한 번 웃어보자고 쓴 글이니 말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