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에 봄꿈을 꾸고 있는 박대통령을 보면서=
옛 사람들은, 뜰 앞의 오동나무 잎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가을이 왔음을 알았는데.........
작금 박근혜대통령과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친박들을 보고 있노라면, 2016년 11월 7일 오늘이 이미 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임을 모르고, 여전히 봄꿈을 깨지 못하고 있는, 연못가의 풀들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봄꿈에 빠져있는 연못가의 풀들이, 북풍한설이 휘몰아칠 겨울이 닥쳤음을 모르고, 상강(霜降)의 서리를 봄날의 꽃샘 한파(寒波)쯤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이라 하겠다.
뉴스에 박근혜대통령이 작금의 난국을 수습하기 위하여 사회 원로들을 불러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하는데, 그들의 면면을 보면, 무슨 소리를 듣고 무엇을 판단하겠다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진실로 박근혜대통령이 지금이 어느 때인지를 알고자 한다면, 구중궁궐 심처(深處)에 앉아서, 듣고 싶은 말만 알아서 해주고, 보고 싶은 그림들만 그려서 보여주는 사람들만을 불러들이지 말고, 스스로 마당으로 나와서 연못가를 걸어보기를 권한다.
연못은 고사하고 툇마루에만 나와 보아도, 지금의 때가 봄인지 가을인지를 스스로 분명하게 알 수가 있는 일들인데.......
구중궁궐 심처에 앉아서, 듣고 싶은 봄노래만을 부르는 3류 딴따라들을 불러서 봄노래만 듣고, 보고 싶은 봄날의 꽃그림만 그리는 3류 환쟁이들을 불러서, 그들이 그리는 꽃그림만을 보면서, 봄꿈에서 깨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대통령이 차라리 안쓰럽기만 하다.
촌부가 박대통령에게 권하는 것은, 정의와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서, 온갖 쓰레기들을 길거리에다 버리고 가는, 시민정신이 개털만큼도 없는 가짜들 겉 다르고 속 다른 표리부동한 부류들을 만나라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 스스로 갇혀 사는 구중궁궐을 벗어나서, 논밭을 일구는 농부도 만나보고, 배를 띄워 물고기를 잡는 어부도 만나보고, 저잣거리의 장사치도 만나보면서, 새소리도 들어보고, 살갗에 닿는 바람도 느껴보고, 하늘의 해와 달을 직접 보고 느껴보면서 스스로 판단하라는 것이다.
오늘 뉴스에 박대통령은 “최악의 배신을 당했다”고 주변에 토로했다 하는데........
촌부의 판단은 계절이 박대통령을 배신한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사람이 대통령을 배신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것은 대통령 자신의 착각이었고, 그 착각 속에서 아무 것도 확인하지 않은, 대통령 스스로 저지른 잘못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박대통령이 마지막 배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마저 배신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대통령 스스로 구중궁궐 심처에서 벗어나, 툇마루에 쏟아지는 햇볕을 직접 느껴보고, 연못가를 거닐면서, 지금이 어느 때인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부연하면 진실로 배신을 한 것은, 국민들을 배신한 박대통령이었고, 믿었던 박대통령에게 씻을 수 없는 배신을 당한 국민들이 있을 뿐이다.
끝으로 게재한 사진은 지난여름 내내 강변의 미루나무를 푸르게 빛내던 잎들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까치집 2개가 그대로 허공중에 드러나고 있는 입동의 풍경이다.
여름 내내 미루나무를 빛내고 있던 푸른 잎들이 떨어진 가지에 드러나고 있는 까치집에서, 비선 실세들에게 휘둘린 박대통령과, 그리고 박대통령의 불의한 권력을 규탄하면서, 온갖 쓰레기들을 길거리에 버리고 가는, 시위대들이 보고 깨닫는 바가 있기를 바란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6년 11월 7일 섬진강에서 박혜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