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 대방동에 집을 계약하러 갔습니다.
아버지와 막내여동생이 집을 봤고, 괜찮다 해서 혹 다른 이에게 뺏길까봐 미리 계약금까지 어제 입금하고
오늘은 계약서만 쓰러 부동산에 갔지요.
집주인 내외분 꽤 선하게 생기셨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표정이 좋지는 않더군요.
"왜 아버진 안오셨어요?"
제가 계약 당사자고, 아버진 일이 있으셔서 못오셨습니다.
(저, 동생 둘과 함께 갔네요.)
"어머니 있어요? "
없다고 말하자...
"직업이 뭐에요? 직장 다녀요?"
자영업 하고 있습니다...
"어머닌 없어요?"
네 없어요....;;; (이때 기분이 좀 상했습니다.)
잠시 나갔다 온다더니 안들어오십니다.
계약금 돌려주겠다며... 세를 못주겠다 하시네요.
이유인 즉슨,
1. 어머니가 없다.
2. 남자가 많다.
부동산에서 구구절절이 설명하기로는...
1. 어머니가 없으니 집을 깨끗하게 못 쓸 것이다.
2. 남자가 많으니 무섭다.
3. 식구가 많다.
너무 어이가 없었지만, 그럴 수 있다며 애써 웃으며 부동산과 이야기 마무리하고 돌아왔는데...
너무 화가 나서 미치겠네요.
이사할 곳에 들어갈 저희 가족은 다섯 명입니다.
아버지, 큰아들, 둘째아들, 넷째아들, 막내 여동생
둘째아들은 몇개월 후에 나갈 예정이고, 넷째 아들은 두달 뒤 군대갑니다.
1. 방 세 개짜리 집에는 몇 명이 살아야 식구수가 적당한건가요?
2. 저 후덕하게 생겼어요. 늘 사람 좋아보인다~ 인상 좋다~ 이야기 많이 듣습니다. 밑도끝도 없이 무서워서 싫다뇨... ;;;
3. 어머니가 없으면 집을 지저분하게 쓰나요?
4. 제 직업까지 확인해야 했는지... 집주인은 평생 공무원 하시고 퇴직하셨다 하네요. 자식들도 공무원이라 하네요. 왜 직업을 물어봤는지는 이제 알겠어요. 그때의 표정과도 연결되고요. 그 똥씹은 듯한 표정...
이렇게 어이없이 방계약을 하지 못하니 황당하네요.
집없는 서러움이 이런거라는게 새삼 느껴집니다.
어머니가 계시고, 자식이 둘 정도인데 아들하나 딸 하나 였음 계약했겠군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평생 공무원 생활했다고 하니... 어쩐지 더 씁쓸해집니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려는데 자꾸 생각이 나네요... ;;
부동산에선 계약할 때 여러명이 오는 건 안좋다고 귀띔까지 해주네요... 어이가 없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