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배경을 보자. 2013,10에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에 가입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이런 기조는 박근혜대통령의 언급이 있기 전까지 여러 번 발표된 국방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다음 해 오 월부터 미국의 요구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 압박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북의 핵미사일을 견제한다는 명분이 있지만 그 이상가는 필요가 있던 것이 중국과 가장 지근거리인 한반도의 MD구축인 것이다. 경제력으로 중을 압도하기 어려워진 미국의 입장에서는 군사력만큼은 주도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해 대통령의 미국순방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책기조는 바뀐 것 같지 않았고 여러 안건중의 하나로만 거론 될 정도였다. 그런데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후로 입장이 돌변하여 본격적으로 사드배치는 필수이며, 북에 대한 강경대처로 체제붕괴까지도 염두에 둔 발언을 쏟아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국방부 역시 말을 바꿔 사드배치에 대한 필요성을 연일 언급하기 바쁜데 참 웃기는 처세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사드가 북핵을 막아 줄 수 있는가를 따져 보자. 우선 보호대상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그 대상이 서울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이의가 있는 분이 계신가? 그냥 큰 도시가 아니라 경제적인 비중은 반에 가깝고 인구의 20%가 사는 곳이다. 다른 곳 필요없이 서울만 핵으로 요격해도 이 나라는 회복불능의 상처를 입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말이다. 사정거리 200키로인 사드를 경북에 배치한다는 설이 많은 것은 어찌 된 일인가? 아니 적어도 대한민국을, 서울을 방어할 생각이 있다면 경북은 우선 제외되어야 하는 지역이 아니냐는 말이다. 아니 사정거리가 그 두 배라서 요격이 가능하다고 치자. 휴전선 너머 백 키로 지점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250키로 밖에서 어찌 요격한다는 것인가? 우연인지는 모르겠으나 후보로 오르내리는 곳에서는 정확히 평택까지 요격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곳은 이전한 미군기지가 있는 곳이다.
이제 사드배치가 북핵으로부터 대한민국 방어를 위한다는 것에 의문점이 생기셨는가? 그러면 한 가지 더 첨언을 하겠다. 북에서 미국본토로 가는 미사일은 절대로 우리상공을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사드배치에 대한 북의 반응조차 중국보다도 뜨뜻미지근하다. 이상하지 않은가? 합동훈련만 해도 불바다니 뭐니 하면서 짖어대던 그들이다. 이렇게 우리정부의 북핵에 대한 방어용이라는 주장도 헛소리임이 증명되었고 북핵에 대한 본토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미국의 주장 역시 거짓말임이 증명되었다.
한 마디 더 하자면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비행기를 수십 조 어치 사도 기술이전은 커녕 정비조차 일본가서 하라고 할만큼 우리나라에 대한 비중을 크게 안 본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에 목을매배 달고 있지만 말이다. 동아시아 방어전략의 일본을 중심국으로 인정한지 오래란 말이다. 그런 나라에서 대한민국을 위해 사드배치를 하라고 요구한다? 요구라는 것 자체가 그 실익이 당사자에게 있기 때문에 요구하고 권유하는 것이다. 개인의 미래를 위해 보험을 꼭 들으라고 권유하는 이유가 이타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런데 이 정부는 그런 상대의 감언이설을 지고한 선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권력을 준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거짓말까지 해 가면서 말이다.
나는 우리나라같이 전선이 인접한 작은 나라에서는 핵을 방어할 수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거창하게 미사일도 필요 없다. 고깃배 한 척에 실어서 국가기간시설에 테러만 해도 방어하기 힘들 것이다. 유일한 방법이 같이 핵 보유를 하는 것이다. 동서 냉전시대의 종착역이 핵무장경쟁이었음을 기억한다면 그만큼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을 아실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바란다. 당신은 정녕 미국의 사드가 북핵을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이 우리를 위해 보복 핵공격을 해 줄 것이라고 믿는가? 그래서 북에게 유럐없는 강격책을 사용하는가? 나는 개인으로서의 북에 대한 증오심을 인정한다. 하지만 당신에게서는 공인보다는 개인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어버지의 치적(?)을 옹호하는 것도 그렇고 (당신이 범인이라면 아무도 그대에게 손가락질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부처를 활용하는 모습보다는 측근들이 중심이 된 청와대의 참모들이 모든 사안을 좌지우지 하는 모습도 그러하다. 지금 힘 있는 몇 곳을 제외한 정부부처는 그저 눈치보기게 급급하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이번 건 역시 당신은 관할부처인 국방부에 아무 정보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정치스타일은 그대 아버지가 하던 독재정치의 특징이다. 그대는 엄연히 국민의 투표로 당선된 명실상부한 대통령 아닌가? 좀 민주적으로, 합리적으로 하자. 대통이 벼슬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잘못이 있으면 얼른 사과해서 소모적인 논쟁거리를 만들지 말고 다음 할 일을 하길 바란다.
혹시 종북으로 몰 분이 있을까봐 사족을 달자면, 그걸 친일파 다음가는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나는 지금이라도 사즈가 북핵에 효과적이라면 내가 나서서 모금운동도 하고 기꺼이 한 팔 거들 사람이지요. 전쟁직후에 태어나 반공교육은 확실히 받았습니다. 내 논지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좋으나 종북몰이는 자제하시기를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