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바리(여자바둑리그) 관전기=
역사가 일천한 한국 여자바둑에서, 어제 그러니까 16일 저녁 개막된 여자바둑리그에서 신·구세력의 대표주자인 과거의 천재인 조혜연(31세) 9단과 현재의 천재인 최정(20세) 7단이 격돌한 빅 매치를 관심 있게 보았는데,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두 사람의 격렬한 전투와는 달리, 사람의 심리가 승패를 가른 것으로, 과거의 천재가 현재의 천재를 이긴 한판이었다.
처음부터 관심을 가지고 시청한 촌부의 소감은, 이른바 피 터지는 수읽기의 전투도 전투이지만, 상대전적 3승 1패가 말해주듯, 현재의 천재인 최정 7단에게 과거의 천재인 조혜연 9단은 코웃음을 쳐도 좋을 상대였고, 반대로 11세 연상이며, 과거의 천재인 조혜연 9단에게, 현재의 천재인 최정 7단은 자존심이 상하는 존재였다.
실시간 중계되고 있는 두 대국자의 표정과 바둑의 수를 보면, 현재의 천재인 최정 7단은 처음부터 젊은 신예다운 패기와 상대의 수를 미리 읽고 허점을 찔러가는 날카로운 공격으로 우세를 잡았으나, 상대를 경시하는 안일한 바둑으로 일관하다, 이길 수 있는 바둑을 역전패를 당하였고......
반면 1승 3패의 전적이 말해주듯, 과거의 천재인 조혜연 9단은 처음부터 수세를 면치 못하고, 11세 연하의 젊은 후배에게 끌려 다니는 굴욕을 당면서도, 참고 또 참으며 진지하게 반격의 기회를 찾았고, 마침내 상대의 실수를 응징하여 바라던 승리를 하였는데......
촌부가 보는 과거의 천재와 현재의 천재가 맞붙어 이기고 진 승패의 원인은, 바둑의 수읽기가 아닌 마음의 운용이었다.
초읽기에 쫓겨 수읽기가 정밀하지 못했음에도 조혜연 9단이 승리한 것은, 과거의 천재가 현재의 천재 앞에서 마음을 흔들리지 않은 탓이었고.....
감각적으로 수읽기가 능했던 최정 7단의 패인은 현재의 천재가 과거의 천재 앞에서 스스로 실수를 하며 마음을 흔들려버린 탓이었다.
촌부의 여바리(여자바둑리그) 관전기가 100%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제 본 현재의 천재인 최정 7단의 대국에 임하는 표정과 수읽기를 보면, 아직은 어린 탓이겠지만, 더 늦기 전에 최정 7단이 마음을 흔들리지 않고 운용하는 심법(心法)을 체계적으로 배우면 어떨까 싶다.
만약 최정 7단이 마음을 흔들리지 않고 운용하는 심법(心法)을 체계적으로 배운다면, 지금보다 차원이 다른 바둑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할 것이고, 한국여자 바둑은 그만큼 발전할 것이기에, 바둑 팬의 한 사람으로 여바리(여자바둑리그) 관전기를 써 본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7년 2월 17일 섬진강에서 박혜범 씀
사진설명 : 봄바람에 맑은 꽃을 피운 강변의 매화꽃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