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조직론(64).. 미국에 있어서의 '킹스필드' 교수.
비록 가상이지만 킹스필드 교수는 미국에 있어서는 아주 특이하고 특별한 존재이다. 미국에는 전혀 없는 법리를 다루는 법과대학 교수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과 그리고 법리는 매우 다르다. 법은 명문을 좀 따르는 측이라고 한다면, 법리는 전부 제정된 법하고는 하등의 관계도 없이, 오직 법리로만 오직 법의 정신으로만 법을 다루고, 법의 존재 이유만을 따지는 것이 바로 법에서의 법리의 논리이다. 그래서 그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이란 프로의 법리를 따지고 법학대의 교수인 '킹스필드'는 매우 특별한 존재이다. 그 첫 장면이 인상적이다. 법대 처음 교수수업 이후에 기숙사에서 누군가 그 킹스필드의 교수의 강의를 감당하지 못하고 괴성을 지르는 누군가가 있다는 그 세면장에서의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럼 나는 그 괴성을 지르는 이유를 단 5초 안에 생각해내야 한다. 그런데 사실은 좀 더 걸렸다. 상당히 좀 의아스런 존재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법리를 다루는 프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킹스필드 교수로의 스트레스의 원인은 이미 분명히 그 '법리'라는 존재가 문제일 수 밖에 없는데, 그럼 그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했다. 그것은 '작가의 미국사회에 대한 조롱'이다. 그것은 그 드라마의 거의 끝 부분에서 조금 언급된다. 그리고 그 정도라면 미국인들은 '그것을 전혀 알지 못할 것'이라는 작가의 조롱도 같이 한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아직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다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놀라운 일은 비록 드라마이고 가상이지만 법리를 다루는 교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구문명의 시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구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는 '쏘크라테스'를 꼽는다. 그리고 '쏘크라테스'가 '그리스 문명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러니 '쏘크라테스'가 없다면 '그리스 문명도 없고, 또 서구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상 미국은 무시하는 측이지만은, 그중에서도 미국의 법대출신이라면 아주 더 무시하는 입장이다. 미국에는 철학이 없다, 그리고 미국에는 교육도 없다. 그건 유럽을 경험하고 또 미국을 안다면 그 차이점을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유럽의 주요국가로는 독일과 그리고 프랑스를 꼽는다. 거기에 한 나라를 더 추가한다면 이탈리아 정도이다. 결코 영국은 아니다, 영국은 대륙국가라는 프랑스와 독일하고는 너무나 다르다. 교육 풍토가 다르다, 그리고 철학이 없거나 다르다. 그게 유럽의 대륙국인 프랑스와 독일과, 그리고 섬인 미국과 영국이 다른 이유이다. 독일은 좀 전제주의적인 전통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방면에, 프랑스는 좀 개방적이고 분권주의적인 성향이 있다. 즉 더 지방적이고 좀 더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역사적으로 좀 지나칠 정도로 통일되지 않아 자국내에서 분란과 내전을 겪은 나라이다. 그래서 좀 자유스러운 분위기이지만 하나로 통일된 느낌은 적은 편이다. 즉 지방색이 매우 강하다. 거기에 스페인과 포루투칼을 포함하다면? 중세의 '피의 정복의 역사의 흔적'을 지울 수 없는 나라이다. 일방적으로 천주교로의 강한 종교색은 그것을 반증하는 또 하나의 증표인 셈이다. 스위스와 네덜란드? 중세의 강권시대에 있어서의 탈출과 저항을 대표하는 나라이다. 폴란드와 러시아와 체코와 유고와 그리고 그리스와 또 댄마크, 스웨덴, 벨기에와 또 룩셈부르크? 다 정복과 지방 분권국가의 유물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다 다른 나라들이고 그것을 하나로 정의할 만한 것은 없으나, 그래도 그 문명을 하나로 묶는 그 문명의 하나의 조상을 기준한다면, 그것은 그리스의 '쏘크라테스의 존재'가 '현재의 유럽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중요한 의미의 쏘크라테스는 사실은 가장 '비(非)그리스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유럽적도 아니다. 그러나 그 반대로 이 '쏘크라테스'가 있음으로 그리스와 또 유럽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크게 오해하는 부분은 '쏘크라테스'가 죽을 때 '악법도 법이다'란 말일 것이다. 그러나 그 '쏘크라테스의 행적'을 검토해보면 '쏘크라테스는 절대로 기존의 법을 지킬 위인은 아니다'. 아니 반대로 '쏘크라테스'는 '기존의 법을 철저히 무시하는 행태'를 보여 결국 감옥에서 사약을 받은 것이다. 그러니 그 '악법도 법이다'란 말의 다른 진의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는 않다. 결코 그 말대로의 의미가 아닐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이 된다. 그런데 그게 무엇이냐?가 문제이다. 쏘크라테스의 그'악법도 법이다'란 말의 가장 큰 의미는 반어법적으로 '명문화한 법이 모두 법은 아니다'라는 반어법적인 표현이다. 즉 이 말을 그대로 해석한다면 '쏘크라테스가 말한 법'은 '법의 의미로 생각해야 하는 법'이라는 것이다. 즉 '법리로 법을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확장해서 더 설명하자면, '악법은 절대 법이 아니다, 그러나 너희가 바란대로 도망가지는 않을 것이며, 차라리 그 악법대로 사약을 먹고 죽을 것이다'란 표현이다. 그러니 '너희는 무엇이 진짜 법인지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것이 악법이고, 그 악법을 정의하는 것에는 법리의 유무가 있는데, 그 법리의 유무의 의미와 논리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충분히 알라'는 표현이다. 그래서 '쏘크라테스'는 '그리스의 법의 아버지이며, 서구문명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러니 미국사회에서 법리라는 아주 다른것을 가르치는 '킹스필드' 교수에게는 '미국인이라면 절대 알 수 없는 법리를 다루는 것이므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킹스필드' 교수의 법학강의가 있는 직후에는 누군가 기숙사의 2층에서 괴성을 지르며 절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누군지에 대해서는 암시는 좀 있으나 끝까지 확실한 언급은 없다. 그게 그 드라마와 그 스토리에서의 재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끝부분에서 더 다루는 문제는, '미국에서의 소수자와 이민자에 대한 미국과 미국인의 편견의 위험성'을 거론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작가가 아주 약하게 표현했으니, '미국인들은 그것을 모를 것'이라는 작가의 교만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것은 즉시 알아챈다. 그리고 그 전체 드라마에서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건 '사회의 법에 법리가 없다면, 정치와 역사와 사회와 문화에서는 아집과 편견의 결과물일 수 밖에 없다'는 경고이다. 그리고 그런한 것이 '법에 있어서 법리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 그래서 좋은 드라마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보기에는 쉽지않은 프로였을 것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작 미국인들에서는 이 프로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 그래서 미국에서 별로 흥행도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혹 있어도 이 프로와 이 드라마에 있어서 '작가의 본 뜻을 판단하지 못하고, 허울과 껍데기만 본 그런 프로로 전락한 결과를 가질 것이라'는 작가의 예측이 그대로 맞은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는 별로인 프로겠으나, 나에게는 매우 유익한 아주 유익한 '그리스와 서구의 문명을 생각케하는' 아주 중요한 프로였었다, 내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