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 누진세는 폐지되어야 한다.=
누진세를 없애라는 여론이 삼복의 폭염보다 더 뜨겁게 들끓고 있음에도,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면서, 손사래를 치고 있는 박근혜정부를 보면 말문이 막힌다.
거두절미하고 현행 6단계의 누진세 계산법이, 서민들을 위한 것이라는, 정부발표를 액면 그대로 따르면, 누진세를 낼 돈도 없는 서민들은, 그냥 전기불만 켜고 살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누진세를 처음 시행한 1974년은 국민 대부분의 가정에 에어컨도 없었고 냉장고도 없었고 보일러도 없었고 컴퓨터는 이름조차도 없었고, 심지어 TV보급률도 낮았던 시대였으므로 누진세에 대한 정부의 해명이 나름대로 합리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42년이 지난 지금 2016년 서민들의 가정을 보면, 방마다 전등이 환하고, TV와 컴퓨터가 방마다 들어있고, 전기밥솥, 보일러, 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전기장판, 선풍기, 에어컨, 다리미, 헤어드라이, 등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들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농어촌의 경우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소형양수기는 필수임,)
간단하게 열거한 사례에서 보듯, 전기가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생활의 기본이 돼버린 현대의 가정생활을 각종 가전제품들이 발달하지 않고, 전기가 호롱불을 대체하는 단순한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던, 1974년에 비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100kwh를 기본으로 정한 현행 6단계 누진세를 가지고서는, 에어컨이 아니더라도,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가 없는 구조이며, 혹 혼자서 사는 독신자라 해도 전기를 월 100kwh만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누진세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전기세를 걷어서,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그 속내를 보면 벼룩의 간을 꺼내먹는 짓거리이며, 돈 없는 너희들 서민들은 생활필수품인 모든 가전제품들을 사용하지 말고, 개돼지처럼 살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
부연하면 가능한 자연주의를 따르는 연유로 과거 산골마을에서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만 켜고 살던 2014년 여름 촌부가 납부한 전기료가 월평균 4만여 원으로 사용한 전력이 300kwh 전후였다.
2014년 여름, 산기슭에서 자연주의를 따르며 살던 홀아비가, 밥솥, 냉장고, 김치냉장고, 선풍기, 보일러, 양수기, TV, 컴퓨터 뿐, 특별하게 전기를 사용한 일이 없음에도 이러한데, 아무리 없이 사는 가난한 서민들이라 하여도, 정상적인 가족들이 사람으로 갖춰야할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다하여도 500kwh는 기본일 것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도저히 불가능한 100kwh를 기본으로 정해놓은 누진세를 두고, 서민들을 위한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는, 가난한 서민들에게 인간으로 갖춰야할 기본적인 생활조차도 하지 말라는 강요와 같은 것으로, 이것이야말로 고부군수 조병갑과 다를 바 없는 수탈이며 학정이다.
수년전 촌부를 비롯한 뜻있는 이들이 불합리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누진세 폐지를 도모하였다가 헛수고만 하고 말았는데, 갑오농민전쟁의 시작이 된 고부민란처럼, 이 여름 가난한 서민들의 숨통을 옥죄는 누진세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삼복의 폭염보다 더 뜨겁게 들끓고 있으니, 기쁘고 다행한 일이다.
이번에야말로 42년 전 1974년 만들어진 서민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악법 누진세가 폐지되어, 정부가 국민을 등쳐먹지 않고, 이 땅의 국민들 모두가 다 같이 평등한 세상을 이루어가는, 또 다른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통합과 화합의 강 섬진강에서
2016년 8월 11일 박혜범 씀
사진설명 : 아침 강변에서 풀잎 끝에 맺힌 이슬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