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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현안보고에서 서주석 국방부 차관의 답변을 지켜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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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7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가 추가로 배치된 것과 관련 "경찰이 제압하고 주민과 대화도 없이 밀어붙이는 게 박근혜 정부와 쏙 빼닮았다"라며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이날 성주로 내려가는 도중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있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자기 생각도 없이 끌려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추가 배치에 대해 "북핵과 같은 악성종양이 될 것"이라는 중국의 비난에 "중국은 보다 더 강도 높은 다음 단계의 경제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라며 "방공식별구역(KADIZ)이나 서해경계선 확정 문제를 들고 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사드 발사대가 추가로 배치되면서 임시배치가 완료됐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상황을 어떻게 봤나?"지금 현장에 내려가는 길이라 가서 상황을 봐야겠지만, 박근혜 정부 때와 똑같은 게 아닌가? 전혀 다를 게 없다. 대통령이 부재할 때 곤란한 일을 해치우는 것부터 경찰이 제압하고 주민과 대화도 없이 밀어붙이는 게 쏙 빼닮았다. 박근혜 시즌2다. "
-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6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러시아 역시 미국의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상황에 민감하다. 그럼에도 이날 임시배치를 강행한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나?"내가 이 문제를 가지고 국방장관, 차관과 통화를 할 때면 항상 미국 국방장관 주한미군 사령관하고 통화했다고 그런다. 계속 들들 볶이고, 왜 배치가 늦어지냐는 질책에 해명하고, 그런 식으로 미국의 압력에 밀려서 여기까지 온 거다. 국방부가 그랬으니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더 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는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있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배치를 늦추려 하면 미국은 '중국 눈치보고 편드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윽박질러왔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자기 생각도 없이 끌려간 것이다. 결국 미국의 압력을 넘어설 수 없다는 좌절감과 무기력이 오늘 사태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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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오산기지(K-55)에서 사드 장비를 실은 군용 차량들이 경상북도 성주로 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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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사드 임시배치 완료에 "북핵과 같은 악성종양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중관계에 험로가 예상된다. "이번 배치로 우리가 중국에 쓸 수 있는 압박 카드는 소진됐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의 효용성을 인정한 것은 '외교적 카드'로 쓸 수 있다는 면 때문이었다. 그 이유로 대선 때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고, 사드 배치는 우리가 결정했지만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시기와 방법을 조율하겠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한 것도 그런 맥락의 메시지였다.
말은 그렇게 해놨는데 결과적으로는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배치를 했다. 중국은 보다 더 강도 높은 다음 단계의 경제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뿐 아니라 투자회수와 같은 카드도 만지작할 것이다."
- 경제적 분야뿐 아니라 중국이 전략적 균형을 이유로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어떻게 전망하나?"중국이 그런 군사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중국은 지난 7월 건군 90주년 열병식에서 미국의 MD(미사일 방어망) 돌파 의지를 공세적으로 표출했다. 신형핵미사일도 과시했다. 중국이 '한국은 중국을 고려하는 나라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방공식별구역(KADIZ)이나 서해경계선 확정 문제를 들고 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그것이 중국의 다음 단계 보복 조치가 될 수 있다."
- 정부와 청와대는 현재 사드 배치는 임시 배치이고 전략환경영향평가는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인데 지금 상황에 의미가 있나?"의미가 있다는 게 국방부 주장인데, 무슨 의미가 있겠나. 설령 어떤 평가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성주 포대 내에서 장비나 시설의 위치를 변경하는 정도의 수준이 될 거다. 국방부가 의미 있다고 하는 건 임시배치를 완료하는 순간 끝났다. 전략환경영향평가로 사드 배치를 철회할 수 있다는 건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본다."
- 지금 상태에서 사드 배치로 인한 국내 갈등이나 외교적 문제를 풀 방법이 있을까?"해법을 찾기 전에 행동을 해버렸다. 문제를 푸는 건 고사하고 상황 관리도 어렵다고 본다. 해법을 찾는 건 이제 나중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