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적폐청산이 성공하기를 바라며=

자연에서 보면, 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즉, 생명이 있는 유정(有情)이든, 생명이 없는 바람과 구름과 같은 무정물(無情物)이든, 오직 끊임없이 변화하여 나가는 현재만이 있을 뿐, 지나간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고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네 사람 사는 세상만 특이하게 다르다.

개인이든 단체든 또는 국가든, 과거의 일들을 기억하고 과거의 일들을 그대로 답습하여, 오늘에 재현 반복하거나, 또는 과거를 반추하여 오늘을 사는 교훈으로 삼고, 미래로 나가는 동력으로 만들어 가기도 한다.

지나간 일을 회상하며 음미하거나, 또는 곱씹어보며 다시 생각해보는, 이 과거의 기억을 통한 반추가, 스스로를 반성하며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회한을 풀어내거나, 잘못된 오류를 시정하거나, 그 과거의 기억 속에 있는 어떤 상대와 서로 화해하고 상생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과거의 기억 속에 있는 일들을 바로잡으려 할 때, 특히 그것이 단순한 개인의 한풀이 복수가 아닌, 국가의 정치권력이 지나간 과거 정권 때 벌어졌던 잘못된 폐단과 오류를 바로잡으려 할 때, 발생되는 국민적 오해와 갈등이다.

어느 시대이건 국가의 정치권력이, 지나간 과거의 정권이 정치권력으로 국가와 국민들에게 저질렀던 잘못을 바로잡아, 작게는 사사로운 국민 개인의 억울함을 풀어 그 마음을 위로하고, 크게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며 폐단을 청산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옳은 일이기에, 작금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적폐청산 과거청산에 대하여 적극 지지한다.

그러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의 지난 정권은 물론 현재 문재인 정권에서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더 강력히 시행하고 있는, 이 적폐청산 과거청산이 올바른 것이고, 합리적인 것이며, 국가와 사회를 위한 반성과 징벌이며, 미래의 세대들을 위한 교훈적인 것이냐는 물음에는, 촌부는 대단히 회의적이다.

촌부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과거청산 적폐청산을 위하여, 과거 정치권력으로 저질렀던 잘못된 재판을 재심을 통하여 바로잡았으면, 그 정치권력에 엎드리며 협조하여, 잘못된 기소를 하고 판결을 한 검사와 판사들에게, 왜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제강점기 검사와 판사들 모두를 친일파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들 당사자들은 물론 해방 후에 태어난 그 후손들까지도, 친일파의 후손으로 단죄하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 사회의 정서이고 현실인데......

예를 들어 국가가 5`18을 민주항쟁으로 바로잡고, 당시 죽거나 부상을 당했거나, 형벌을 받은 관련자들을 민주지사로 규정하고, 재심을 통하여 당시의 정치권력을 심판하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하면서, 그때 5`18 당시 관련자들을 불순한 반란세력으로 규정하고, 혹독한 형벌을 내린 판검사들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이고, 합리적인 것이며, 국가와 사회를 위한 반성과 징벌이며, 미래의 세대들을 위한 교훈적인 것이냐는 말이다.

촌부의 말은 판검사들이 사람의 자식으로 저지를 수 있는, 오류와 오판에 대한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일제에 부역했던 판검사들을 징벌하듯이, 정치권력이 국민들을 억압하던 시대에, 국민들에게 가해졌던 판결을, 재심을 통하여 무죄로 바로잡았다면, 그 부정한 권력에 협력하여, 잘못된 기소를 하고 판결을 하여, 국민들에게 없는 죄를 만들어 죄인으로 만든 그들 판검사들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꼬리 삼년을 묵혔다고 황모가 된 것이 아니다.

뱀이 허물을 벗었다고 용이 된 것이 아니다.

게가 허물을 벗었다고 가재가 된 것이 아니다.

이 말의 의미는 이들이 자리보전을 위해서, 절대 권력인 문재인 정권에 잠시 엎드린 것일 뿐, 우리 국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바라는 적폐청산 과거청산을 통한 개혁을 올바르게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현직에 있는 인물들이라면 직위를 해제시키고, 은퇴한 사람이라면 국가가 수여한 훈장과 표창을 취소하는 등등 최소한 민형사상 책임은 아니더라도, 명시적인 책임은 물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은 어떠한가.

특히 지난 5월 10일 아침 19대 대통령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임받은 순간부터,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국민적 지지와 권력으로, 적폐청산 그 중에서도 과거청산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만큼의 실망을 부인할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그토록 강력하게 외치던, 5대 비리 고위 공직 배제 원칙을, 이해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유야무야 얼버무리며, 없던 것으로 만들어 버리더니, 적폐청산 특히 과거의 정치권력이 저지른 잘못된 과오를 바로잡아 국가의 정기를 바로잡겠다고 외치면서, 정작 책임을 물어야 할 당사자들을, 국가 중요 요직에 임명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처음 그래도 믿어보고 싶었던 마음이, 역시나 다르지 않다는 것으로 실망스럽기만 하다.

진심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외치는 적폐청산 과거청산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그가 누구일지라도 국민을 억압했던 불의한 정치권력에 협력했던 부역자들을, 정부 요직에서 내쳐 단호한 의지를 보이면서, 미비한 법과 제도를 정비 개정하여 국기를 바로 세우고, 적폐청산 과거청산을 성공하여,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주기를, 촌부는 간절히 바란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서, 바라며 이루고 싶은 적폐청산 과거청산 그리고 정치개혁 사회개혁은, 지금이 바로 하늘이 베푸는 천시(天時)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려고만 한다면 지금이 바로 최상의 적기(適期)다.

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이제까지는 겪어보지 못했던 초유의 탄핵정국에서, 국정을 맡은 어려움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여전히 기대하며 지지해주고 있는 국민들에게, 잘못 어그러진 것들을 사과하고........

코앞에 닥친 지자체선거 공천만큼은 5대 비리 공직 배제 원칙을 정권의 명운을 걸고 실천하여, 우리 모두가 바라는 새로운 정치개혁 새로운 정치문화를 열어간 대통령으로 만대에 빛나는 지도자가 되기를, 섬진강 강변의 촌부는 간절히 바란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7년 10월 15일 섬진강에서 무초(無草) 박혜범(朴慧梵) 씀

사진설명 : 바위 나무 벽돌은 물론 벽이나 녹슨 철조망 등등, 언제 어디서 어떤 조건이든, 기가 막히게 잘 타고 오르며 사는 기생식물 담쟁이넝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