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로 2억 3천이 흘러들어갔다, 그런데 TF가 브랜드호텔 소속이냐 국민의당 소속이냐, 그런 걸 가지고 검찰과 국민의당이 말장난을 하더라구요. 돈을 썼으면 바로 밝히는데 돈을 안 쓰고 있어서 애매한 것처럼 말하더라구요. 전혀 문제의 본질과는 무관합니다.
팩트 하나. 브랜드호텔은 PI 개발 등을 담당한 디자인 업체입니다. 일단 일을 했으니 당연히 돈은 받아야죠. 그런데 국민의당에서 자기 당의 일을 시켰으면 국민의당이 돈을 줘야 되는데, 알려진바로는 국민의당에서 직접 돈을 준 것이 없습니다. 그러면 브랜드호텔은 무료봉사인가요? 아니죠. 2억 3천이 그 용역의 대가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국민의당에서 주장하는 것, 즉 TF는 브랜드호텔 소속이며 그 돈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틀렸다고 보지는 않아요. 그 해명은 국민의당의 말이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돈의 성격에 대한 해명은 맞았는데, 돈을 지급한 방식에 대한 해명은 쏙 빠져있죠. 문제의 본질은 거기에 있는데 말입니다.
PI 개발은 선거 업무가 아니라 당의 홍보업무이므로 선거비용으로 보전받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당에서 브랜드호텔과 계약하고 돈을 주면 그 비용은 선관위에 신고할 수 없어요. 하지만 알려진 것처럼 선거홍보업무를 하는 인쇄제작업체(비컴,세미콜론)와 계약하여 회계서류를 조작해 비용을 부풀린 뒤 제작업체를 통해 브랜드호텔에 돈을 지급하면 이건 선관위로부터 돈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팩트 둘. 실제로 선관위에서 조사해보니 인쇄비 등을 과도하게 부풀려 신고해서 5억을 제외하고 보전했다고 합니다. 가령, 인쇄에 5억이 들었는데 서류상으로는 7억이 들었다고 부풀린 뒤 나랏돈 2억을 편취하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이것도 서류를 어설프게 조작해서 걸린 것이지 세련되게 조작했다면 안 걸렸을 겁니다. 그리고 내부자 제보만 없었어도 안 걸렸을 겁니다.
두 가지 팩트를 종합하면, 국민의당은 브랜드호텔에 일을 시킨 뒤 돈을 줘야 되는데, 그 돈을 아끼고 싶어서 나랏돈을 편취해 지급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그런 자금의 흐름을 만들었지만 선관위에 들통나서 꼬리를 잡힌 거죠. 그러니 이 사건은 "리베이트 논란"이 아닙니다. "국고 횡령 논란"으로 이름을 바꾸어야 합니다.
국민의당은 고의든 아니든간에 선거비용으로 보전받을 수 없는 PI 비용 등을 선거비용으로 보전받기 위해 서류를 꾸몄습니다. 이게 팩트입니다. 고의면 형사처벌을 받아야 되는 범죄입니다. 그러면 검찰은 TF가 브랜드호텔 소속이니 국민의당 소속이니를 따질 게 아니라 누가 이런 조작을 지시했으며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찾아야 됩니다.
상식적으로, 이런 조작을 위해서는 중간에 서류 조작에 가담하고 돈이 우회할 제작업체, 돈을 받아야 할 개발업체가 모두 입단속에 동참해야 됩니다. 큰 회사라면 굳이 그렇게 돈을 벌려 하지 않을 겁니다. 작은 회사, 또는 사장이 뭘 잘 모르는 만만한 회사이어야겠지요. 세미콜론은 모르겠는데 비컴은 대표 1인이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라더군요. 브랜드호텔은 대표 3인이 운영하는 소자본기업입니다. 중간에 브랜드앤컴퍼니라는 곳에서 브랜드호텔로 업체를 변경할 이유도 충분합니다.
이 구조를 만든 결정권자는 당연히 당대표부터 의심해야겠고, 당대표가 그런 자잘한 것은 관여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에 사무총장을 의심해야겠지요. 그런데 상식적으로 당의 얼굴인 PI를 선거 한 달 전에 교체하는데 당대표가 "니 마음대로 하라"고 하겠습니까? 왜 바꿔야 하는지, 그로 인한 금전적 득실은 있는지, 어디로 바꿀 것인지 등을 알아야죠. 게다가 김수민과 브랜드호텔에 대해 안철수가 이미 알고 있는 시기입니다. 과연 이런 정황을 연결했을 때 이 결정에 안철수가 무관하다고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면 검찰은 김수민 박선숙 왕주현을 불러다 조사할 것이 아니라 안철수를 소환해 조사해야 됩니다. 안철수 본인이 지시했으면 안철수가 국고 횡령이고, 안철수는 정말 몰랐고 박선숙이 알아서 다 결정했으면 박선숙이 국고 횡령입니다. 그런 식으로 최종 결정권자가 국고 횡령이 되는 범죄 행위입니다. 그리고 김수민은 거기 공모한 공범이 되는 건데, 작은 업체로서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강하게 요구 받았다면 거절할 힘이 없었을테니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습니다.
김수민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는 할 겁니다. 자기는 일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았을 뿐인데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요. 아마 젊은 디자이너로서 세상 물정은 모르고 자기 실력에 대한 자신감과 패기는 넘치다보니 정당의 PI 작업을 맡아 자기 커리어를 더 쌓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겁니다. 비례대표 공천은 별 생각 없었을 거에요. 그 시점에 국민의당 비례7번이 당선될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졸지에 비례 공천의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파렴치한 사람처럼 매도되고 있으니 미치고 환장하겠지요. 다 불어버리자니 뒷감당이 힘들거구요. 특히 자신을 국민의당과 연결시켜준 김 교수라는 사람까지 다치게 될 것 같아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할 겁니다. 한국의 예술 전공계에서 지도교수는 신과 같은 존재니까요. 그런 그림들을 모아서 보면 저는 김수민을 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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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을 독해할 능력이 없는 난닝구를 위해 한 문장으로 요약해드립니다. 국민의당은 선거비용으로 보전받을 수 없는 것을 선거비용으로 보전받기 위해 이상한 계약을 체결하였고 서류를 조작했다가 적발되었습니다. 2억 3천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는 맞지만 국민의당이 지불할 돈을 선관위가 지불하게 하려 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그러니 이건 리베이트 논란이 아닌 국고횡령 논란이며, 따라서 검찰은 이렇게 결정한 당사자를 조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