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연극연기 수험생을 위한 간곡한 가이드
10월이 되면 연극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은 입시로 몸살을 치른다. 일주일 넘게 학과는 휴강을 하고, 전임교수와 외부 심사위원이 투입된 심사는 2천명 중에 십 몇 명을 뽑기 위해 전투를 치른다. 10여개의 알려진 대학들의 경쟁율은 최소 100 대 1을 넘는다. 이건 정말 낭비다. 실제로 과거에 비해 수험생들 중 좋은 외모와 재능을 가진 학생들은 줄어들고 있다. 이미 초중고 시절에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가기 때문인 듯하다. 그 아이들이 엔터네이너라면, 대학 연극과는 타고난 재능과 신체조건을 갖춘 아이들을 인문, 예술 교육을 통하여 지덕체를 갖춘 연기인으로 성장시키는 곳인 셈이다. 물론 둘의 경계는 섞이기도 한다. 그런데 합격할 수 없는 아이들이 부나비처럼 시험장에 몰려든다. 헛된 판단에 의해 몰려온 어린 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모, 대학, 사회 전체의 낭비다. 그래서 입시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간곡한 마음으로 글을 올린다.
(1) 신체조건이 불리하면 다른 길을 생각해보라. : 이 말은 결코 외모지상주의, 신체 차별을 조장하자는 말이 결코 아니다. 수험생들을 위한 것이며, 합격한 후 제대로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다. 전원주, 유해진, 송강호 등이 있지 않냐고 반문하거나 전도연은 키가 작지 않냐고 할지 모르겠다. 키도 중요하고 외모 또한 화사하고 기운이 충만해야 한다.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로 하여금 집중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키가 3~4센티 모자라도 합격하는 경우는 엄청난 외모나 재능을 발휘한 경우이다. 앞의 배우들은 과거에 진입한 사람들이고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지금 대학 입시에 합격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신체조건이 불리한 학생이 설혹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대학 4년 동안 열등감과 캐스팅 탈락으로 오히려 심성이 망가지고 자존감은 하락하여, 선배질이나 하다가 괴물로 변할 수 있다. 정말 연기자가 되고 싶다면 대학로나 지역의 극단으로 가라. 신체조건은 불리한데 정말 노래에 재능이 있다면 머리를 기르고 선글래스를 쓰고 가수가 되면 된다. 그런 이후에 뮤지컬 배우가 될 수도 있고,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연기생활을 하면서 좋은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똑똑해야 한다. 학교 공부가 아니라 세상과 인문 그리고 예술에 대해 똑똑한 눈이 없이는 밥벌이하는 배우가 될 수 없다.
(2) 헛된 희망과 기대를 갖지 마라 : 지원자들 중에는 어처구니없는 연기력과 발성 및 음감을 가진 학생들도 있지만 90퍼센트는 다들 자기 동네에서는 연기잘한다고, 끼가 있다고, 노래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아이들이다. 그러니 부모 친척들이 공부가 좀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덕담한답시고 배우해라, 가수해라 그런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 고등학교 연극반에서 주연했다고, 타고난 재주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연기 입시에 지원하면 안된다. 그 정도 하는 수험생들은 전국 단위 3천명은 된다. 또 부모들은 다 자식들이 예뻐 보일텐데, 냉정하게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꽃미남 꽃미녀와 비교해보라.
사주 분포에서 공부를 한창 해야할 초년운에 어떤 요소가 들어오면 애들은 공부보다는 노는 것, 꾸미는 것, 표현하는 것에 치중하게 된다. 그럴 때 그것을 재능이나 성향으로 파악해서는 안된다. 사주쟁이들이 연예인 관련 요소가 있고, 시험운이 좋다고 말한다고 해서 원하는 대학 연기학과에 합격한다는 말은 아니다. 아주 경쟁율이 낮은 조건이 안좋은 대학에 간다는 말일 수도 있다. 사주쟁이들의 극단적인 덕담이나 악담을 경계해야 한다.
정말 재능이 있는데 신체조건이 불리하면, 어떤 대학이든 맞는 대학에 진학하여 연극반에 들어가거나 대학로 극단에 가라. 거기서 바닥부터 오른다면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연극학과 출신보다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문예술 방면에서 똑똑해야 한다. 혹은 대학의 다른 학과에 진학한 후 복수전공을 하면 된다. 적당한 연기 재능이 있고 대학에 제대로 못가면 그 재능으로 장사나 영업을 하면 잘 할 것이다.
(3) 사주에 자오묘유가 없으면 포기하라 : 인터넷의 만세력를 찾아서 학생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해서 팔자를 뽑아본 후 하단을 살펴보라. 거기에 자 子, 오 午, 묘 卯, 유 酉 가 몇개나 있는지 살펴보라. 적어도 2개 이상 없으면 안하는 것이 좋다. 일단 이름난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면 신체조건과 재능이 있고 운이 좋으면 합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의 자오묘유 중 하나도 없다면 대중적 매력을 결코 불러일으킬 수 없는 사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학 4년 동안 겉돌면서 정작 배우고 익혀야 할 중요한 시기를 허송세월한다는 것쯤은 명심해야 한다. 가능하면 연과 월(그러니까 4주 8자의 하단 4글자 중 오른쪽 두 개)에 자오묘유 중 하나는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더라도 진해(辰亥)라도 있으면 해봐도 된다. 하지만 연기자를 하는 동안 관리를 잘해야 한다.
(4) 연기 입시학원 책임이 막중하다 : 신체조건과 재능이 안되는 아이들에게 헛된 희망을 불어넣지 말아야 한다. 될만한 아이들에게 비싸게 받아서 운영해야 한다. 10년이 넘도록 여전히 체홉과 섹스피어 극중 한 대목만 훈련시켜서는 안된다. 변별성도 없고,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하지도 못한다. 평범한 축구선수가 훌륭한 감독이 될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무대에 서지 못한 연기자가 과연 잘 가르칠 수 있을까? 대학시절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흉내는 냈던 방식으로 애들을 가르쳐서는 안된다. 쓸데없이 비장하고, 애들 나이에 걸맞지 않은 상황과 대사를 하게끔 하는 것은 애들을 입시에서 떨어트리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유부녀를 꼬시는 세 가지 방법, 뮤지컬... '죽여주시오...', 잠자리를 치사한 차원에서 표현하는 것 등) 수험생 개개인에 맞는 대목을 선택하여 재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요즘 천만 이상이 본 영화의 유명한 대목을 자리 식대로 잘 소화시키게 하거나, 고음까지 끌어올리는 훈련만 시킨 천편일률적인 뮤지컬 곡을 부르는 것보다 다른 곡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5) 수험생들은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자신을 객관화시켜보라 : 정말 자신이 재능이 있는지, 공부하기 싫어서 선택한 것은 아닌지, 주변의 입발린 칭찬인 줄 알면서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키와 외모가 안되는데도 자신이 재능으로 그것을 보완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보라. 신체 조건이 안되면 대학로로 가라. 그 곳은 신체적 편견없이 역할에 맞는 연기자를 필요로 하는 곳이다. 이름난 대학이 가고싶은가? 연기만으로 그 대학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간혹 그런 사람도 봤을테고 학원에서는 소수 몇 명을 예로 들면서 여러분들의 허영심을 자극할 것이다. 외모도 재능도 안되는데 합격하길 바라는 것보다는 로또를 사는 것이 더 당첨 확률이 높다. 공부하기 싫으면 일단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 알바, 군 입대 등을 한 후 몇 년을 지난 후 공부를 해야겠다, 대학 진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하면 된다. 일찍 피는 꽃은 일찍 진다. 자신의 재능과 하고 싶은 일을 찾아라. 없으면 돈을 벌면 된다. 돈을 못벌면 보잘 것 없는 일이라도 취업을 하라. 그런 후에 생각해보라 다시.
그리고 시험장에서는 이것을 주의해야 한다. 운나쁘게 엉터리로 배우게 되면 그게 전부인줄 알겠지만 다음을 명심하시라. 감정을 잡는답시고 갑자기 고함지르지 마라, 흔히 본 익숙한 과장된 연극 연기하지 마라, 요즘 그렇게 연기하는 곳 없다. 체질적으로 눈물을 잘 짜내는 학생은 그걸 재능이라고 오판하면 안된다. 신체 체질일 뿐이다. 처음부터 눈 빨갛게 만들어 목소리 짜내거나 없어도 될 눈물 연기는 식상한 연기처럼 보이게 할 뿐이다. 그리고 괜한 이상한 복장을 하고 오거나 오버하지 마라.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나이에 맞게 순수하고 예의바르고 배울 의지가 있는 학생처럼 보여야 한다. 그대가 심사위원이라고 생각해보라. 수험생들의 재질과 심리를 누구보다 잘아는 심사위원들에게는 진실만이 가장 좋은 접근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