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대통령을 위한 충신 내시 김처선은 없다=
“만일 5일 후 12월 19일 치러지는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다면, 국민이 위임한 주권을 가지고 국가를 통치할 그 정치적 능력은, 온전히 박근혜 개인의 리더십으로 귀착되는 것이므로, 대통령 후보 박근혜의 리더십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세우는 정책이 국리민복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고 따지는 것이 합리적이고 올바른 정치의 상도다.”
위 내용은 2012년 12월 14일 당시 박근혜후보를 지지하던 촌부가 게재한 ‘박근혜후보를 위한 박정희시대의 해법’이라는 제하의 글머리다.
이후 박근혜후보는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18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며, 당선된 이후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한 감시자의 한 사람으로 나름 기준을 가지고, 박근혜정부의 인사와 정책의 옳고 그름을 끊임없이 묻고 따지는 글을 써온 촌부가 처음 경악하며 놀랐던 것은......
첫 번째 조각에서 임명한 공직자들 가운데, 총리 이하 장차관들까지, 2002년 국회의원 박근혜가 낙마시킨 장상 총리지명자보다 깨끗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거듭 말하지만 2002년 김대중 정권 당시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로 지명된 장상(張裳)을 위장전입과 아들의 국적 등의 죄를 물어, 기어이 낙마시켜버린 원칙과 정도의 여성 정치인 박근혜가 아니었다.
원칙과 정도의 정치로 국회 청문회 법을 강화시키므로, 만연된 온갖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국민 누구나 공정하고 평등한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준 여성 정치인 박근혜가 아니었다.
정책이라면 시대의 흐름과 국제정세에 맞추어 달라질 수 있지만, 사회적으로 공직자를 판단하는 윤리와 정직(正直)의 기준은 다를 수가 없는 것인데.......
대통령이 되기 전과 대통령이 되어서, 공직자를 임명하는 윤리와 정직의 기준이 180도 달라져버린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실망스럽고 화나는 일이었다.
4년 내내 임명하는 인사들을 볼 때마다, 대통령도 마음대로 어찌할 수 없는, 우리 같은 촌것들이 알 수없는 올가미에 걸렸다는, 나름 알음알음으로 짐작만 하고 있었던 일들이, 병신년(丙申年) 겨울 삭풍에 낙엽이 진 나목처럼,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작금의 상황들을 보면, 심히 안타깝고 개탄스럽기만 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합리적이고 올바른 정치를 위하여, 지지한 만큼의 열정으로, 박근혜정부의 각종 정책과 인사에 대하여, 끊임없이 묻고 따지는 글을 써온 촌부의 눈에 비치고 있는 오늘의 비극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맹목적인 지지로 일관하는, 한국의 3류 패거리정치가 만들어낸, 가혹한 대가 업보라는 생각이다.
저 살벌한 왕조시대에도, 왕의 잘못된 권력남용을 막고 국가와 백성을 위한 자신의 주장에 어그러짐이 있으면, 죄를 물어 자신의 목을 쳐달라는 의미로, 선비와 충신열사들이 도끼를 앞에 두고 상소를 하던 지부상소(持斧上疏)가 있었고, 하다못해 1505년 4월 1일 미치광이 연산군에게 목숨을 걸고 직언하다 가슴에 화살을 맞고 혀를 잘리며, 충신으로 죽은 김처선(金處善)과 같은 내시들도 있었는데.......
“조정의 대신들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늙은 내시가 어찌 감히 죽음을 아끼겠습니까. 다만 전하께서 오래도록 보위에 계시지 못할 것이 한스러울 뿐입니다.”
1505년 을축년(乙丑年) 봄날, 경복궁 경회루에서 흥청망청 음란과 난행의 놀음에 빠져 국정을 거덜 내고 있는 연산군에게 내시 김처선이 죽어가면서 했던 말 그대로, 이듬해 1506년(연산군 12) 9월 2일 장녹수의 마법에 빠져 국정을 농단하다 왕위에서 끌려 내려와 폐위된 연산군의 역사가 511년 후 2016년 삭풍이 부는 병신년(丙申年) 초겨울을 더욱 춥게만 한다.
기록에 의하면, 연산군은 죽을 때, 부인 신씨(愼氏)가 보고 싶다고 하였다는데.......
엄동설한보다 더 혹독한 탄핵의 바람을 혼자서 감내하고 있는 박근혜대통령은 지금 누가 보고 싶을까?
그리고 이제 곧 삼성동 옛 집으로 돌아가면 누가 보고 싶을까?
보고 싶은 사람이 있기나 할까?
오직 예스와 찬양으로 날을 새우는 내시들과 탐관오리들 사이에서 흥청망청 하면서, 간도 쓸개도 없는 내시들과 탐관오리들이 보여주는 것만 보고, 들려주는 소리만 듣다가, 국정을 농단한 죄인으로 탄핵의 위기에 처해서, 하늘 땅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는 신세가 돼버린 박근혜대통령을 위하여, 언놈이 나서서 충언하지 못한 자신의 죄라며, 죽어주는 시늉이라도 하여 주기를 바라지만.....
이제라도 진정한 충신 내시 김처선이 환생하여, 민생들이 빛의 문 광화문을 밝히고 있는 촛불 하나를 가져다, 짙은 어둠에 갇힌 박근혜대통령의 앞길을 등불로 밝혀주기를 바라지만, 슬프게도 박대통령 주변을 보면 여전히 장녹수와 채홍사 임숭재(任崇載)류들만 있을 뿐 진정한 충신 내시 김처선은 없다.
끝으로 국민들이 빛의 문 광화문 광장에서 밝히는 촛불의 혁명이, 불의한 대통령의 탄핵으로 끝내지 말고, 국정 곳곳에 순실이가 임명한 공직자들과 정치인들, 간도 쓸개도 없는 내시들과 탐관오리들을 모두 찾아내 죄를 물어 청사(靑史)의 기록으로 남겨주기를 바라면서, 심란한 초겨울 밤을 최소리선생의 격외선당(格外仙堂)으로 달랜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6년 11월 27일 섬진강에서 박혜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