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터진 시점은 백남기 농민 사태, 민노총 파업 투쟁 등과 시기적으로 엮여 있다.
공교롭게 여러 이슈가 한 시점에 몰리면서 이명박-박근혜 10년간 응집된 분노와 함께 무섭게 폭발하고 있다.
이런 시기적인 이유에서 이번 촛불집회는 민노총이 주최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촛불에 참여하는 대다수 시민은 민노총 등 주최측의 투쟁 이슈에 공감하는 것이 아니고,
이번 박근혜 게이트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촛불이 박근혜 하나 끌어내리는 투쟁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보다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민주 시민으로서 광장과 온라인 공간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몇 번의 촛불 집회를 거치면서 일부 운동권 진영에서 평화시위의 한계성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외면 받았던 그들의 주장을 이번 촛불을 계기로 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그동안 산적되온 이슈를 해결하려는 조급함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촛불 집회가 운동권의 조직적 주도와 강력한 투쟁력으로 확산된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촛불이 확산되는 에너지는 이번 사태를 잉태한 우리 사회구조에 대한 공분이라는 근본배경과 함께
시위 참여 행위에 대한 도덕적 자신감, 참여에 대한 편안함을 주는 집회의 형식에서도 기인했기 때문이다.
편안함이란 수많은 깃발속에서 소외감을 느끼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구호와 주장에 어색해 하지 않으며,폭력에 대한 부담없이 다양한 참여자들과 연대감을 느끼고, 행사 참여의 재미까지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과 시대가 바뀌었고, 의사표현을 위한 기술적 환경이 바뀌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촛불집회의 방향은 평화적 기조아래 다양함과 편안함, 도덕적 우월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간 여론의 외면과 비난 속에서 소수로 고군분투 해왔던 운동권 입장에서 보면
이런 집회 행태가 뭔가 부족하고 답답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촛불을 기회로 조급하게 그들만의 가시적 성과를 내고자 한다면 시민들과 괴리가 커 질 수도 있다.
과거 운동권의 실패를 답습해서는 않된다.
이런 맥락에서 민노총, 전농, 기타 진보세력 들이 이번 촛불 집회의 방향을 왜곡하려 해선 안된다.
주최측은 모여진 촛불의 힘을 스스로의 권력으로 착각하지 말고,
수많은 시민들로 부터 위임받은 책임과 사명감으로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관리해야 한다.
지금까지 촛불집회의 계기를 만들고 성공적으로 관리해온 주최측의 노력과 역량에 감사한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유지하므로서, 연대의 저변을 넓히고, 사회개혁의 주도세력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이번 촛불 집회 뿐 아니라 이후의 촛불 집회도 우리 사회의 개혁이라는 근본적인 성과가 달성될 때 까지
가족, 친구와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참가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