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시절 '국민의 건강'을 이유로 담뱃값 인상에 대한 논의가 불거졌을때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노무현 정부때 담뱃값 500원을 올리려는 시도를 두고 '서민 증세'라고 얼굴 붉히던 박근혜의원(당시)이 증세 없는 복지 없다라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무려 2000원이나 올렸던 것이다. 물론 인상 배경에 관한 설명은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고 훌륭한 논리로 무장되어있었다. 국민의 건강 증진과 담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료보험 등)! 참으로 완벽한 증세의 구실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행정부는 전문가 집단에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당연한 절차도 거쳤다. 문제는 연구보고서에 따라 가장 흡연율을 낮추는 액수로 인상하는 것이 아닌, 흡연율은 별로 낮추지 않되 세수는 많이 걷히는 정도의 인상안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당시 정부의 행태를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에서 맹렬히 비난한 것은 물론이다. 또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담배는 우리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도구이기도 한데, 그것을 박근혜 정권이 빼앗아 갔습니다. 담뱃값을 한꺼번이 인상한건 서민경제로 보면 있을 수 없는 굉장한 횡포입니다. 담뱃값은 물론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는 올려야 합니다'라고 대답집에서 밝힌바 있다.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면 담뱃값 인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대통령이 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담뱃값 인하는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힌 뻔뻔함은 그렇다고 치자. 어차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그 위치에 가면 생각은 바뀌게 마련이니까.
그러나 새로운 정권이면 좀 새로운 방식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는 달리(?) 주세를 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와 세금 올리는 공식이 너무나 똑같다는 것이다. 요 며칠 통신비 인하 한다면서 대대적으로 언론을 동원해 광고를 때리는 와중에, 주세 인상을 통한 세금 확보를 위하여 하나의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국민 건강 증진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의 충당을 위해 주세를 올려야 한다나? 이건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몇몇 네티즌들은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 것 가지고 광분할 필요는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그간 뻔질나게 사기를 쳐왔던 수법은 여야와 신구를 막론하고 전혀 창의적이지 못하다.
국민들은 허울 뿐이던 창조경제를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의 뻔뻔함에 치를 떨었고,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했다. 문재인 정부는 비록 사기를 쳐도 박근혜 정부와는 다른 식이었으면 한다. 국민이 아무리 힘이 없다한들 자꾸 같은 식으로 사기를 치려고 들면 분노가 표출될 테니까.
세금을 올리려거든 간접세 말고, 직접세를 올려라. 대통령은 본인 입으로 한 말을 그대로 지켜라. 신뢰를 져버린 정부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