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미 재판관의 또 다른 분노의 판결=
엊그제 3월 10일 오전 11시 21분 탄핵 판결문을 읽고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선고일 당일 아침 일찍 출근하면서 머리에 달고 나온 헤어 롤을 두고 많은 여성들이 패러디하면서 유행을 만들어내고 있는 다른 한편으로 헤어 롤에 대하여 그만큼 긴장한 탓이라고들 하는데......
만일 언론에서 말하는 대로 이정미 재판관이 머리에 달고 나온 헤어 롤을 긴장한 탓에 깜박했다고 한다면, 그건 자기 관리에 엄격해야 할 재판관이 자기 관리에 실패한 것을 드러낼 뿐인 것으로, 합리적인 사고라고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촌부가 보기엔 이정미 재판관이 머리에 달고 나온 헤어 롤은, 긴장한 탓이 아니고 판결로 말할 수 없는 자신의 분노를 드러낸 것으로, 탄핵의 판결 속에 감춘 또 다른 분노의 판결, 판결문에 드러낼 수 없는 이정미 재판관 개인의 사적인 판결을 세상에 내보인 것이라는 생각이다.
비록 법으로 직접적인 책임은 물을 수 없지만, 국민들 그것도 수학여행을 떠난 수백 명의 어린학생들이 전복된 배안에 갇혀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박근혜대통령을 향하여, 그것도 배가 침몰해버린 이후, 미용사를 불러 머리손질을 마치고 나와서,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것 같은 엉뚱한 소리를 했던 박근혜대통령을 향하여, 이정미 재판관이 개인적인 분노의 판결을 머리에 달고 나온 두 개의 헤어 롤로 세상에 전한 것으로 생각된다.
촌부의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면 다음 두 가지를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첫째는 일반적으로 미장원에 불이나면 모든 사람들은 재빨리 뛰어나온다.
주인이든 손님이든, 지지고 볶던 파마머리가 어찌되든, 얼굴에 염색약이 범벅이든 말든, 누구든 만사를 제치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뛰어나오는데, 이것이 모든 사람들의 속성이다.
둘째는 사람이든 짐승이든 새들이든, 세상의 모든 어미들은 제 새끼의 비명소리가 들리면,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상황이다.
사람의 경우 들고 있던 돈다발도 던지고, 먹고 있던 밥 수저도 내던지고, 언제 어떤 상황일지라도, 무조건 비명을 내지르고 있는 제 자식을 향하여, 빛의 속도로 반응하며 달려 나가는데, 이것이 모든 어미들의 본능이고 마음이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어미들이 가슴을 치며 애통한 세월호 침몰 당시 박근혜대통령의 상황을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뿐이다.
하여 이정미 재판관이 머리에 달고 출근한 헤어 롤은, 일반적인 사람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을 질타하고, 국민을 보호할 책무가 있는 대통령이라는 통수권자의 자세에 대하여 책임을 물은 것으로, 법으로 책임을 묻고 단죄할 수 없는 죄를, 즉 판결문에 드러낼 수 없는 판결을, 이정미 재판관이 헤어 롤을 통해서 판결한 것으로, 이번 탄핵재판의 백미 가운데 백미이며, 최고의 판결이라는 것이 촌부의 생각이다.
끝으로 개인적으로 헌재의 대통령 파면 주문(主文)에 대하여, 합리적이고 잘된 것으로 생각하며, 이정미 재판관이 개인적으로 내보인 헤어 롤의 판결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정하고 부패한 정치가 좀 더 투명하고 맑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7년 3월 12일 섬진강에서 박혜범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