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JTBC 뉴스룸 긴급토론 - 가상통화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에서 두 진영으로 나누어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유시민씨 (토론자명 뒤에 씨라고 붙이겠습니다.)가 반복적으로 암호화폐(편의상, 암호화폐로 통일합니다.)는 화폐가 아니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 이유로 두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화폐하면 두가지 조건이 필수입니다. 첫째는 교환의 매개수단, 둘째는 가치의 안전성 입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두가지 모든 측면에서 만족하지 않으므로,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고 결론을 짓고 있습니다.
반면, 암호화폐 찬성 진영 (김진화씨, 정재승씨)에서는 이에 대해 비트코인 등과 같은 암호화폐들이 현재는 아닐지라도 앞으로 화폐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암호화폐를 이용한 수많은 응용 사례가 많다고 강조하고요. 그래서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찬성 진영의 바램과 달리, 기술적으로 암호화폐가 화폐가 될 가능성은 "결국"에는 제로입니다.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의 근간이 되는 암호기술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암호기술들은 기본적으로 불완전한 체계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가령, 비트코인의 경우 ECDSA 라고 하는 타원곡선기반 전자서명, SHA-2라고 하는 해쉬알고리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가령, 만약 SHA-2에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면, 비트코인의 가치가 "제로"가 될 확률이 높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는 SHA-2의 안전성을 그 누구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암호분석 기술의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해쉬함수에 한정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SHA-2가 나오기 전에 SHA-1이 있었습니다. SHA-1이 있기 전에 MD5 (1992년, https://www.ietf.org/rfc/rfc1321.txt)가 사용되었고요. SHA-1이 1993년경에 미국국립기술표준원(NIST)에 의해 표준화가 되면서, 사람들은 MD5와 SHA-1을 오랜동안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2005년도에 중국의 Wang 교수팀 (https://en.wikipedia.org/wiki/Wang_Xiaoyun)에 의해 MD5, SHA-1의 취약점이 발표됨으로 이제는 MD5, SHA-1은 쓰지 않고 있습니다. MD5, SHA-1을 사용할 당시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MD5, SHA-1에 취약점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2005년에 Wang 교수팀이 취약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처럼 현재 쓰이고 있는 암호기술들은 모두 현재까지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지, 앞으로도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될지는 전혀 예측이 불가합니다. 만약 현재 쓰이는 SHA-2에 취약점이 발견되면, 그 즉시 비트코인의 가치가 "제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기존 은행 시스템들의 암호기술의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물을 수 있습니다. 패스워드가 유출되면 패스워드를 바꾸면 되고, 특정 암호기술에 문제가 생기면, 신규 암호기술을 적용하면 됩니다. 이처럼, 기존의 보안 시스템들은 암호기술의 대치 또는 패치가 가능합니다. 반면, 비트코인와 같은 암호화폐들은 암호기술의 패치가 원칙적으로 안되도록 설계가 된다는 데에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암호기술에는 20-30년 단위의 개발 싸이클이 있습니다. 이는 한번 암호기술표준이 개발이 되면, 수명을 20-30년 정도로 보고서 개발을 진행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2017년부터 미국국립기술표준원의 주도로, 앞으로 양자컴퓨터가 개발될 것을 가정하고, 양자컴퓨터에 안전한 새로운 암호기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RSA 공개키 암호가 1978년에 소개가 되고 20년가까이 지나서 상용화가 이루어진 것처럼,미국국립기술표준원 역시 15년에서 20년을 보고 양자컴퓨터 내성을 갖는 알고리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터 개발이 대충 20-30년 이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로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양자컴퓨터가 개발이 되면, 현존하는 암호기술 상당수가 취약점에 노출되고, 대부분의 암호화폐들은 바로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앞으로 20-30년 뒤에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비트코인을 화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고집을 부려서 화폐가 아닌 가상 상품 또는 암호토큰으로라도 암호화폐를 육성하고 싶다면, 20-30년 뒤에 닥칠 지금의 투기 상황과 비교조차 안될 국가적 재앙을 염두에 두고, 이를 우리나라가 감내할 정도가 되는지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한 다음 암호화폐 육성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찬성 진영에서 명확한 답변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찬성 진영에서 단순하게 장미빛 미래만을 제시하면서 암호기술을 모르는, 암호기술의 한계를 모르는 국민들을 현혹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결국에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피해를 볼 것은 암호기술 측면에서 볼 때에도 자명하니까요.
제 개인적으로 볼 때, 암호화폐에는 좋은 기능들이 많습니다. 정재승씨처럼 장미빛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김진화씨처럼 암호화폐의 기능만 보고 암호화폐 예찬론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암호기술이 화폐와 연결되어 사용될 경우, 나중에 국가적 재앙이 올 가능성이 높은 것이 너무나 뻔한데, 정재승씨와 김진화씨가 근시안적으로 바라보고, 암호기술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닐까 염려됩니다.
그리고 토론 중간 중간, 김진화씨가 수학적인 안전성 자꾸 말하는데, 암호기술이 무너지는 순간, 51% 논리도, 암호화폐기반 블록체인 논리도 암호화폐도 모두 무너지고 맙니다. 블록체인이 앞으로 50년 내지 100년동안 지속하게 할 기술이 되게 하려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따로 보고 접근을 해야, 블록체인 기술을 살리면서 국가 미래의 재앙을 대비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