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를 쓰고 평창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이유가 뭡니까? 그 주변에 땅을 사둔 투기꾼이 많아서 쪽박차지 않기 위해 목숨 걸었습니다. 대운하가 안된다니 4대강으로 이름을 바꾸어 기어이 삽질한 이유가 뭡니까? 그 주변에 땅을 사둔 투기꾼이 많아서 쪽박차지 않기 위해 그렇습니다.
영남권 신공항을 두고 가덕도냐 밀양이냐 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는데, 2011년 이미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지은 신공항 사업을 자꾸 밀어붙이는 이유가 뭡니까? 장담하건대, 이번에도 땅투기가 이유일 것입니다. 한국에서 벌이는 거대한 삽질은 늘 땅투기가 원인이었으니까요.
대체 영남권이 신공항이 필요한 이유가 뭔가요? 혹자는 말합니다. 김해공항이 포화상태라서 새 공항이 필요하다구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미 영남권에 대구, 포항, 울산, 사천 공항이 있습니다. 김해공항이 포화상태면 인근 영남권의 다른 공항으로 노선을 배분하면 됩니다. 굳이 새 공항이 필요없어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적자가 제일 심한 공항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무안, 양양을 생각할텐데, 정답은 울산입니다. 울산 공항은 연간 적자 100억을 상회하는, 독보적인 적자 공항입니다. 위에 언급한 대구, 포항, 울산, 사천 공항의 적자를 다 합치면 연간 200~250억 수준. 어마어마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는데 굳이 또 수조원을 들여 새 공항을 만들어야 하나요?
대구 공항의 사례는 주목할만합니다. 연간 수십억의 적자를 보던 공항이었는데 최근 1~2년 사이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적자 폭을 크게 줄이고 있습니다. 갑자기 대구에 사람이 많이 살게 됐나요? 아닙니다. 국제선 노선이 많아지니까 자연스럽게 이용자가 늘었습니다. 지금 수백억의 적자가 발생하는 울산, 포항, 사천 공항도 비슷한 해법으로 적자를 줄이고 김해공항의 수요도 분산할 수 있습니다. 대구 공항의 사례가 그것을 증명합니다.
신공항 추진을 밀어붙이는 이들도 아마 이 해법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굳이 신공항을 만들려고 내세우는 명분으로 "허브공항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안타깝지만 불가능한 망상압니다. 허브공항은 국가가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아무리 크고 근사한 공항을 만들어도 허브공항이 되지는 않습니다.
허브공항을 만드는건 국가가 아니라 항공사입니다. 인천공항이 허브공항이 된 것은 한국의 국적기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을 거점으로 전세계에 노선을 운행하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신공항도 허브공항이 되려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과 신공항 두 곳에 거점을 두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두 회사의 규모는 그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물론 국토부의 노선 승인 허가 등 국가가 할 몫도 있으나 허브공항의 열쇠를 쥔 것은 국가가 아니라 항공사라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만약 정부가 신공항을 허브공항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기어이 발표한다면, 최소한 어떤 항공사가 얼만큼의 노선을 운행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 하겠지요. 그냥 여객수 얼마로 뭉뚱그려 장밋빛 전망만 배설하고 볼 것입니다. 정부가 허브공항을 이용할 항공사의 시나리오를 이야기해버리면, 그대로라면 최소한 아시아나항공은 문을 닫게 될 것이고 대한항공도 몹시 위태로워질게 뻔하니까, 그런 허황된 시나리오를 이야기할 배짱은 없을 것이라 전망합니다.
투기판을 벌이는 이들이 명분을 창조하는 것은 쉽습니다. 4대강 사업은 하천을 살리는 사업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하천이 살아나던가요? 오히려 반대였죠. 강바닥을 퍼내고 직강화하는게 강을 살리는게 아니라고 모두가 이야기했지만 정부는 귀를 닫았고 어용 지식인은 거짓을 이야기했으며 투기꾼과 건설사는 큰 돈을 벌었습니다. 한국의 현실에서 허브공항을 하나 더 만드는게 말이 안 된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정부는 또 귀를 닫을 것이고 어용 지식인은 거짓을 이야기할 것이고 투기꾼과 건설사는 큰 돈을 벌 것입니다.
모든 결론이 투기로 귀결되는 대한민국 행정의 한심한 민낯을 또 봐야 할까요? 부디 신공항은 지금이라도 불가능한 시나리오임을 인정하고 백지화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아예 공항이 없다면 모르겠으나 연간 수백억의 적자가 발생하는 다른 공항들을 놔두고서 또 공항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그 발상 자체가 행정가로서는 낙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