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삼성의 앞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총수 부재 상황에서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데다 후계자마저 수감된 것은 79년 삼성 역사상 처음이다. 삼성이 외견상 총수+미래전략실+각사 최고경영자라는 3각편대로 운영되지만 총수와 미래전략실 체제가 핵심이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를 감안하면 지도부 진공상태는 전례없는 일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일 것이다. 세계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삼성이 와해되길 바라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공화국으로 불리는 것이 말해주듯 법 위의 존재로 기능해왔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재판과정에서 확인된 각계 유력인사들이 미래전략실 고위간부에게 굴종하는 모습은 삼성의 무소불위를 여실히 보여줬다.
2008년 비자금 사태로 홍역을 앓았던 삼성이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은 구태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일선 후퇴와 컨트롤타워 해체를 약속했지만 2년도 안돼 다시 1인 지배 체제로 되돌아갔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도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눕자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불거진 결과이다. 이번 판결로 삼성의 사업 방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 구속 이후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고 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을 보면 꼭 그렇다고 볼 수도 없다.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은 실형선고가 신용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한다.
삼성이 전환기에 서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부회장이 실형으로 계열사별 책임 경영 체제가 확고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과거 경험하지 못한 길이니 험난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컨트롤타워 복원 얘기도 나오지만 이는 자가당착이다. 총수 일가를 위해 존재하며 불법과 편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친위부대 역할은 끝났다. 삼성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재벌체제를 탈피하고 투명경영에 한 걸음 다가서야 한다. 이 부회장도 승계를 통한 경영권 확보가 아니라 경영능력부터 입증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승계과정의 문제점이 확인됐음에도 나도 피해자라는 식의 대응은 옳지 못하다. 시민들의 시선이 차가워지고 있는 것이 삼성의 진짜 위기임을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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