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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치인의 타협은 오직 더러운 정략일 뿐일까?○→ 2018-02-27 05: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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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8     추천:4

정치인의 타협은 오직 더러운 정략일 뿐일까?



박근혜 대통령(이하 ‘박근혜’)이 탄핵할 테면 해봐라는 메시지를 오늘 전달했다고 한다. 예상했던 일이었지만, 여당 비주류 최후 통첩일인 내일쯤 저 발언이 나올 줄 알았는데 하루 빨랐다. 왜 박근혜가 탄핵에 자신감을 얻었을까? 최순실 게이트가 기폭제가 되어 생긴 전국민의 시위는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지만, 박근혜는 3차에 걸친 담화에서 국민 뜻대로 퇴진할 수 있다고 하면서 결국 최종 통과가 안 될 것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탄핵을 유도하게 된 셈이다.

사실 최근의 정국은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K스포츠, 미르재단과 관련한 폭로부터 시작한 최순실 게이트를 까발리는 데 많은 기여를 한 JTBC뉴스는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비밀들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인터넷에서는 각종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나중에는 선정적인 기사들까지 계속해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 것은, 아무리 박근혜가 바보라고 해도 충성심 없는 인사를 임명하지는 않았을 텐데, 왜 많은 청와대 관계자들이 청와대의 각종 자료와 비밀을 그렇게 쉽게 기자들에게 내어줬을까 하는 점이다.

또 하나 이상한 점은, 박근혜를 그렇게 감싸고 돌았던 조선일보를 위시한 보수언론들이 이 ‘박근혜 죽이기’에 동참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어차피 정권 말기이고, 대통령을 코너로 몰고 가서 정국을 극단적으로 변화시킨 후에, 뭔가 반전시도를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대통령이 잘못했어도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하는 여론을 만들어보려고 말이다. 최근 이문열의 ‘촛불 폄훼 발언’도 그에 따라 등장했고, 앞으로도 그런 반전 시도를 하려고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계속해서 커지는 시위 규모 앞에 힘을 못 쓰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민중들이 원하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인가? 솔직히 나는 여러가지로 걱정이 앞선다.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발견을 못 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여야가 짜고치는 고스톱을 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 가결 가능성은 극히 낮다. 경향신문 등 일부 언론에서는 헌재재판관 2명(헌재소장 포함)이 내년 3월까지 퇴임한다고는 보도했지만, 헌재소장의 궐위시 그 권한대행자를 선출하는 건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장의 권한대행에 관한 규칙 제3조)는 점은 제대로 된 보도를 보지 못했다. 즉, 남은 헌재재판관 전원이 참석하여야 탄핵사건 심리 착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이 그렇게 놔둘 것인가? 이 중 1명만 매수를 하면 모든 것은 게임 끝이다. 개인사정으로 일을 못하겠다고 한다던지, 해외망명을 시킨다던지 현 정권은 별의별 수를 다 쓸 가능성이 높다. 그 헌법재판관 한 개인이 다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처럼 다음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이 제 아무리 시위로 압박을 한다 해도 손쉽게 탄핵 심리에 동참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일찍이 문재인과 노회찬은 [명예로운 대통령 퇴진] 제안을 했다. 하지만, 이 제안은 현 정권이나 여당측보다, 시위대를 위시한 국민들이 반대하고 성토했다. 저 제안에 찬성하는 국민은 따돌림 당하는 분위기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어차피 탄핵안 통과 가능성이 극히 낮다면, 조금이라도 박근혜를 빨리 끌어내리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나는 우리나라 진보세력들과 대다수 국민들이 왜 정치인의 타협을 더러운 정략의 산물로만 보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국회에서의 모든 논의에 대화와 타협을 하지 말고, 투쟁과 날치기만 하는 것이 좋은가? 타협을 정략의 산물로만 보는 관점은 극단적인 [정치 및 정치인 혐오주의]에 기인한 현상인데, 이 [정치혐오주의]의 시조는 바로 조선일보다.

나는 의회민주주의에서는 타협은 불가피한 것이며, 정치인이 자기 야망을 위해서 어느 정도 정략을 추구하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어차피 우리 모두 다 완벽한 인격체도 아니면서, 왜 정치인에게만 순수한 주장을 하라고 요구하는 걸까? 그리고, 유혈 혁명을 할 것도 아니고 그럴 자신이 없으면, 의회민주주의를 계속 할 것이라면 타협은 어쩔 수 없는 한 방편이 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 타협을 어떤 방향으로 하는 것이냐이지, 타협 자체를 불순하게 보면 그 어떤 좋은 일도 해결은 요원난망하다. 야당이 여당의 4월 퇴진-6월 대선을 받아들이면서, 법인세 인상이나 국정교과서 철회, 사드 정책 철회, 한일정보협정 철회 등을 요구하면 안 되는가? 아니면, 노조가 파업을 할 때 경영진이 행하는 손해배상 청구(이런 악법은 타 OECD국가에는 거의 없다)를 못하게 하는 법률 제정이라던가, 전세상한제 등 서민을 위한 부동산입법도 있고, 이 좋은 기회에 타협을 통해 이끌어낼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가!!!

자칫 잘못하면 국론분열이 일어날 수 있는 개헌까지는 아니더라도, 야3당이 협의해서 국무총리 후보라도 임명하는 게 힘든 일인가? 대안도 없는 투쟁만 해서, 박근혜랑 코드가 맞는 현 국무총리가 국정을 이끌어가게 놔두는 게 좋은가?

투쟁도 순수하게 계속 잘하는 것도 아니다. 왜 잘 나가다가 특검 후보를 민주당, 국민의 당 할 것 없이 청와대 코드에 맞는 인사를 추천했는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그 많은 정의로운 네티즌들이 왜 이 문제는 크게 이슈화하지 않는 걸까???) 박근혜는 검찰 조사를 안 받고 특검 조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그럼 결국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던가! 정말 타협을 하지 말았어야 할 것은 타협해 버리고, 타협해야 할 것은 타협하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앞으로의 정국… 어떻게 될 지 막막하다. 하지만, 이 상황이 우리 뜻대로만 잘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모든 타협안을 불순한 것으로 여기는 강경파들 때문에, 박근혜 조기 퇴진은 결국 모 아니면 도 식의 치킨게임이 되고 말았다. 결국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그래도 나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촛불의 규모가 사그라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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