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건국절 이야기가 솔솔 기어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꺼림칙 하면서도
그냥 몇 몇 정신나간 인간들이 주장하는 소리로 치부해왔습니다만...
이번에 새누리당의 당론으로 건국절을 아예 법제화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이가 없네요.
정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매우 쪽팔린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보수진영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국절 법제화를 논하는 새누리당은 더 이상 보수정당이 아니라 친일정당에 불과한 정당임을
스스로 커밍아웃하는 셈입니다.
1. 건국절 논의 =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논의
어느 나라든지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제대로 된 나라라면..
그 나라의 보수진영은 자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국의 보수진영들이 자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는 근거는 바로 자국의 '정통성'입니다.
특히 자국의 역사적 정통성에 조금이라도 근거가 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은 어떻게든 갖다 붙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진영이 바로 보수진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특히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은 어떨까요?
'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나와있는 문장 중 일부입니다.
분명 우리나라 헌법은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음을 아예 명문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 문장의 주어가 '대한국민'이긴 하지만,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니 국민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
다는 것은 곧 국가 역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국가가 수립된 시점이 1919년이라는 역사적 정통성에 대한 근거를 고맙게도
우리나라 헌법이 대변해주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새누리당과 일부 친일세력은 이러한 역사적 정통성에 대한 근거를 오히려 부정하고 있습니다.
왜 건국절 주장이 이러한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이유가 되냐구요?
예를 들어봅시다.
지금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생각해보죠.
사실 티베트인들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세계에서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국가로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대일항쟁기(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일제강점기보다는 대일항쟁기라는 표현을 씁니다) 시기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시 당시에는 세계로부터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을 겁니다. 아니 못했죠.
그런데..
어찌되었든 역사는 승자의 기록입니다.
티베트인들이야 아직 자신들의 국가를 갖추지 못했으니 국가로 인정해달라는 주장이 먹히지 않지만..
엄연히 합법적인 국가이며 세계적으로 위상이 있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대일항쟁기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시 민주주의 국가였다'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과연 어느 나라가 딴지를 걸고 부정하려 할까요?
(북한과 일본은 딴지를 걸 수 있겠네요..)
비슷한 예로 프랑스의 드골 망명정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는 나치가 세운 비시 정부가 존재했던 상황입니다.
즉, 드골 망명정부와 달리 비시 정부는 세금을 내는 국민과 영토, 그리고 주권(조금 어색하지만 어쨌든)이라는
국가의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정부였죠.
그러나 오늘날 프랑스는 비시 정부는 절대 인정하지 않고, 드골 망명정부를 지금의 프랑스 역대 정부 및 법통
계승대상으로 인식합니다.
프랑스가 드골 망명정부를 당시 프랑스라는 국가를 이끄는 정부로 주장한다고 해서..
세계 각 국에서 이걸 뭐라 하는 국가는 아무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해서
(일본과 북한 빼고)이걸 뭐라하는 나라 역시 아무도 없습니다.
근데..
왜 다른 나라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인 사람들이 이러한 자랑스러운 역사적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걸까요?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이걸 부정할 이유는 없겠지요?
2. 건국절 논의 = 국가보안법 제 7조를 위반하는 종북적 논의
일명 '사이버전사', 그리고 '장군님 만세' 등을 외치면서 북한정권을 찬양하는 자들은 국가보안법 제 7조의
'찬양 및 고무'라는 범죄구성요건에 걸립니다.
건국절 논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왜냐구요?
북한은 이승만 정부 수립일보다 조금 늦은 1948년 9월 9일에 정권이 수립됩니다.
그런데 건국절 지지론자들의 이야기대로라면..
북한과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한달도 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은 비정상적인 사이비 종교집단같은 국가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집단이나, UN에 가입되어
있어 형식적으로 국가라고 인정은 받는 짜증나는 상황입니다...)
자...
북한 입장에서는 이렇게 되면 뭐라고 할까요?
아마 다음과 같은 말을 할겁니다.
"자 봐라, 남조선 정부도 결국 우리 북조선이 한반도에서 정통성 있는 합법적 국가임을 인정하지 않았음네?"
왜냐구요?
거의 같은 시기에 건국된 나라들끼리 무슨 한반도에서 자기만 유일한 정통성있는 국가라고 우길 수 있겠나요.
도토리 키재기죠.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유일한 합법국가이자 정통성을 가진 국가임을 천명한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때문입니다.
북한은 자기들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다는 소리는 절대 하지 않거든요.
북한이야 뭐 꿀꿀 김씨일가들이 아주 유일신인데 그게 법통이지 다른 법통이 있겠나요 뭐..
그런데..
새누리당과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건국절 논의를 왜 하는 걸까요?
그렇게 반공이니 국가안보니 자유대한민국을 부르짖던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북한정권에 정통성을 인정하는 아주 위험한 발언을 하네요?
심지어 이렇게 위험한 발언들을 법제화하려 하네요?
이사람들 국가보안법 제 7조를 적용해서 잡아가야 되는거 아닙니까.....
3. 건국절 논의 = 광복절 대체?
8월 15일은 법정 공휴일로 광복절이 이미 존재하죠.
그런데 건국절을 법제화한다는 것은..
곧 광복절을 지우고 건국절로 대체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왜 굳이 멀쩡하게 있는 기념일을..
그것도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기념일을 굳이 대체한다고 나서는 것일까요?
이유는 이미 다 아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