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둥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에게 문화와 문명을 전수하였던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인들과는 달리 과학을 신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 분야라고 생각하였으며 보다 합리적으로 사고하였다. 단지, 관측 기술의 제약으로 인하여 천문학의 수준이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을 뿐이다. 그렇지만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상당수 학자들이 알고 있었으며, 소아시아에 위치한 이오니아의 학자들이 본격적으로 지리학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지리적인 학문을 발달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당시 지리와 천문에 대한 지식은 무역을 위해 바다와 육지를 왕래하면서 이루어진 관찰들을 통하여 많이 축적되었다. 예를 들면, 월식이 일어날 때 지구가 만든 그림자가 원형이라는 점에서 지구는 원판(2차원)이거나 구(3차원)일 것 이라는 추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온 것처럼 고위도 지방에서는 북극성이 하늘 높이에서 돌고 있지만, 고도가 낮은 지방에서는 북극성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오기도 한다는 새로운 사실의 발견에서 지구가 3차원인 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구가 3차원인 구라는 점을 이용하여, 에라토스테네스(BC 273?~BC 192?)는 하지 날 태양이 남중할 때 시에나와 알렉산드리아에서 해시계의 그림자가 각각 다른 모양을 가진다는 것을 관측하고 지구의 둘레를 구하여 46,250km이라는 값을 얻었다. 그는 지구의 둘레를 계산하기 위하여, 경도는 같으나 위도가 서로 다른 두 지점에서 하지 날 태양이 남중할 때 생기는 해시계의 그림자 길이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이용하였다. 실제로는 시에나와 알렉산드리아는 경도가 매우 근소하게 다르지만, 그는 경도가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지구의 둘레를 계산하였다. 경도가 서로 같을 때, 두 지역에서 해시계의 그림자 길이의 차이로 그 두 지역의 위도의 차이를 계산할 수 있다. 그러므로 경도가 서로 같을 때, 그림자 길이의 차이서 계산한 두 지역의 위도 차이와 그 두 지역의 거리를 이용하여 지구의 둘레를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두 지역의 위도 차이 : 360° = 두 지역의 거리 : 지구의 둘레
그리고 에라토스테네스가 두 지역의 거리를 측정한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전해지고 있지만, 상인들에게 부탁하여 거리를 측정하였다는 설과 노예를 시켜 거리를 측정하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가 계산한 지구의 둘레인 46,250km은 현재 알려진 지구의 둘레 40,077km
와 상당히 차이가 있지만, 해시계의 그림자의 길이와 두 지역의 거리에 대한 측정값들이 오늘날처럼 정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계산한 값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당시에 이 정도로 정확한 값을 얻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