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0%↑…7개 카드사, 3분기 누적액 25조9천억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이 국내 민간신용(가계·기업부채) 리스크 정보를 '주의' 단계로 분류하고, 한국은행과 임종룡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등도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되려 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드론의 금리가 최고 20%를 넘지만, 증가 폭이 가팔라 가계부채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일 임종룡 신임 내정자는 제8회 금융개혁추진위원회에 참석해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위험요인인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높은 수준의 경고를 날린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에 이어 상호금융권까지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등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지만, 되려 카드사의 카드론은 증가하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곳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카드론 취급 규모는 약 25조9000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약 23조5000억원)대비 약 10%(약 2만4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별로 보면 올해 3분기 누적 카드론 취급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신한카드가 5조9000억원으로 11.3%, KB국민카드는 4조4000억원으로 13.4%, 하나카드는 2조2000억원으로 20.5%, 우리카드는 2조1000억원으로 10.5%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계 카드사들도 다르지 않았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도 모두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권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비교적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신용카드 대출로 소비자들이 몰린 영향이다.
카드론의 경우 신용카드만 소지하면 간단한 인증만으로 신용 한도 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저축은행이나 대부업보다는 비교적 금리가 낮아 신용담보나 자산담보가 없는 '급전'이 필요한 30~40대가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에 따라 20%를 초과하는 카드론이 법정 최고금리(27.9%)와 차이가 없어 자칫하면 고금리 늪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여신금융연구소 공시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곳의 카드사 카드론 금리는 하나카드가 최저 6.90~25.90%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카드 최저 6.50~24.50% △신한카드 최저 6.16~24.3% △KB국민카드 최저 5.90~24.30% 등 모든 카드사의 카드론 최고금리가 평균 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덕배 금융의 창 대표(전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은행권의 대출심사를 강화한 것이 카드사의 카드론 증가로 이어지는 등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과 마찬가지로 20%가 넘는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카드사가 양적이 아닌 질적인 성장을 이루도록 금리 인하에 대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중 고금리 대출에 제동을 걸기 위해 카드사 금리 산정체계를 전면 점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