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경막하출혈은 거의 모두 외상으로 발생한다고 알고 있다.’ 인의협 이보라 선생님의 글입니다.
‘급성경막하출혈은 외상에 의한 뇌출혈을 이야기한다.’ 어제 인의협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다른 일을 하다가 조금 찾아보니 외상과 상관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수가 극히 적을 뿐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경외과교과서를 보면, ‘외상과 상관없이 혈액질환을 가진 사람, 수두증에 대한 단락술 수술 후, 항응고제 상용시, 뇌동맥류의 파열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신경외과학 p.435)라고 합니다. 이때는 I62.0 (경막하출혈(급성)(비외상성) 코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급성경막하출혈은 교과서에서도 ‘외상성 두 개강내혈종(Traumatic Tntracranial Hematoma)’파트에서 설명하고 있고, 이 파트는 “두부외상(Head Injury)” 부분에 속해 있습니다. 외상성 경막하출혈은 S05.5코드(열린 두개내상처가 없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S06.50, 열린 두개내상처가 없는 외상성 경막하출혈 ; S06.51)를 사용하게 됩니다. 발생기전은 관성효과에 의한 손상, 외력에 의한 충격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서울대병원이 사망진단서 이전 의무기록지나 진단서 기재시 급성경막하출혈에 대해 외상성 경막하출혈(S05.5)로 기재했다고 한다면,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기재한 것은 모순되는 것입니다. 정말 의사로서의 양심 자체가 없는 놈입니다. 나아가 서울대병원장은 얼마전까지 대통령 주치의사로 있었습니다. 정치적 공작의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만약 서울대병원이 외상성 경막하출혈(S05.5)로 기재한 사실이 있다면, 이 사건은 명백한 타살 즉 경찰의 폭행에 의한 살인입니다. 폭행 이전에 비외상성 원인이 있었다면, 백남기 어르신이 그렇게 건강하게 지내셨을 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업무적으로 부검감정서를 많이 보는 직업인지라, 시신을 해체하고 온갖 약물검사를 다하는 사진을 보면, 정말 중요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제 보라매병원 안전보건교육 때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부검은 두 번 죽이는 거라고. 사인미상 과로성 산재가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위 교과서에서도 ‘두개강내 다른 유형의 혈종과 달리 낙상이나 폭행시 많이 동반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사건은 명백한 경찰의 폭행으로 일어난 것을 삼척동자도 알고 있습니다. 정권에 ‘의학적 해부 권한’을 넘기는 것은 또 다른 살인의 시작입니다.
의무기록지 이전에 CT검사 필름만 있다면 신경외과의사들은 1초만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명백한 두개골 골절이 있었고, 외상에 의한 뇌부종상태로 급성경막하출혈이 선행사인으로 발급된 진단서가 있는 이런 사건에서...검경이 부검을 해야한다고 하는 것은 정말 비의학적인 주장입니다.
글이 길었습니다. 작년 그 장소에 있었던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도 또 다른 백남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