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정규직화 논란에 대한 전교조의 태도는 비겁하기 짝이 없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나아가 교육정의를 실천한다는 것이 전교조 결성의 목적이라면 현재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최대의 이슈인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명확한 견해를 밝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선지 전교조는 교육당국에 의해 밀실에서 결정되고 있는 교육정책에 대해 묵인방조로 일관하고 있다.
전교조는 정규직 전환 준비 심의위원회를 당사자(영어전문강사, 스포츠전문강사, 기간제 교사 등)가 빠졌다는 이유로 보이콧했다. 이 문제를 '노정교섭으로 당사자간에 풀어야 할 문제'라는 그럴 듯한 핑계를 댔지만 이는 교육주체인 자신들이 져야할 책임에 대한 면피용 주장에 불과하다.
먼저, 전교조는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에 찬성하는가? 그렇다면 의사표명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만약 반대한다면 그 역시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고 대안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미 사회적으로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주장인지는 세살 어린아이도 안다. 그리고 이 일이 장차 새로운 권력형 부정부패가 될 소지가 크다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다.
멀쩡한 임용고시 제도를 두고, 정직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임용고시 준비생들을 두고 단지 임시직으로 오래 근무했다는 것 하나로 정규직 교사자격을 준다는 것은 사회의 법과 질서, 원칙과 상식을 송두리채 뽑는 짓이다. 돌팔이도 실력이 좋으면 의사자격을 주고 브로커도 오래하면 법조인 자격을 주는가?
그동안 교육개혁에 호감을 갖고 용기있는 실천을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전교조가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태에 대해 침묵하고 심지어 방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지 의아하고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일설에, 이들이 진보적 입장에서 비정규직의 정규화 문제에 반대할 수 없고, 기타 진보적 노동자 단체와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고, 전교조 내 비정규직 조합원의 압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럴려면 그동안 뭐하러 교육정의를 외치고 무슨 명분으로 원칙과 상식을 들먹였는가? 공적인 교육정책을 논하는 일에 그와 같은 사적인 인연과 관계를 고려한다면 전교조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불공정한 일도 자신들의 인맥이 관련될 경우 침묵한다면 그동안 사회비판은 무슨 자격으로 했는가? 남의 일은 부정부패이고 자신의 일은 인지상정인가?
무엇보다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화는 법과 원칙을 파괴했고 새로운 적폐를 생산하는 일이다. 이것은 비정규직의 정규화라는 본래의 취지와 하등 관련이 없고 진보적인 가치를 실천하는 일도 아니다.
전교조는 정규직 전환 준비 심의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의무와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판을 비할 수 없다. 마땅히 반대해야 할 일을 반대하지 않음으로서 부정부패가 쉽게 진행되도록 방조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언행이 지금과 같다면 세상의 부조리를 만드는 적폐세력과 하등 다를바가 없다.
이렇게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한다면 전교조는 머지않아 신뢰를 잃을 것이다. 전교조는 진보라는 이름으로 모든 언행이 정당화 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정당한 명분을 더럽히고 공정한 원칙을 버리는 순간, 전교조는 더이상 정의로운 세력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전교조는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법과 정의, 원칙과 상식이 파괴되는 기간제 교수 및 강사의 정규직화에 대해 당장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처럼 비겁하게 행동한다면 전교조는 앞으로 더이상 교육정의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이 문제를 회피하고 사적관계의 눈치를 살핀다면 지금 당장 기회주의 단체로 커밍아웃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