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에게 추천한 책 “경계에 흐르다.”를 받고=
지난 토요일 오후 다니려온 대학 4학년인 딸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 여기 “섬진강 인문학교” 교장을 맡아 강의를 하고 계시는, 최진석 교수님의 신간 “경계에 흐르다.”를 읽어보라며, 성인이 된 딸에게 처음으로 추천하였다.
처음에는 교수님이 사인하여 촌부에게 보내주신 책을 딸에게 줄까 생각하다가, 때마침 토요일 강의를 하고 계시는 교수님께 직접 사인을 받아 읽어보게 하는 것이 좋겠다싶어서....
성인이 된 딸이 자신의 생애 처음으로 저자의 사인을 직접 받아 읽어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교수님의 강의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찾아뵈라고 일러주었다.
부연하면, 나는 딸이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자연을 통해서 느끼고 사유하는 방법을 일상의 생활 속에서 체득하게 하였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는, 글쓰기 숙제를 가지고 와서 대신 써달라며 달달볶아도, 그것이 무엇이든 네가 네 마음으로 느끼는 것을 네가 표현해야, 진실로 온전한 네 글이 되는 것이라며, 단 한 자 한 줄도 가르쳐 주거나 대신 써준 적이 없었고, 지금까지 정치와 종교는 물론 어떤 사상이나 특정 학문에 대하여, 또는 특정 학자의 책을 추천한 적도 없었는데, 이 모든 것들은 딸이 성장하여 스스로 선택해야 할 온전하고 고유한 딸의 몫, 딸의 인생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성장한 딸에게 영어영문학과를 권한 것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남이 번역해놓은 것을 읽고,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고, 소설이든 철학이든 스스로 직접 원문을 읽고, 그 작가의 온기를 피부로 느껴보라고,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이나 저명 학자들의 연설을 직접 듣고, 스스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능력을 갖도록 하려는 촌부 나름의 교육이었다.
그리고 딸에게 할 수만 있다면, 대학을 다니는 틈틈이 사서삼경을 이해가 될 때까지 읽고 또 읽어서 마음에 담으라고 말해주었다.(단 도올의 이름이 붙은 책들은 어떤 것이든 절대로 읽지 말라고, 딱 그 한 가지만 주의를 주었다.)
자연주의를 바탕으로 성장한 딸이, 영문학을 전공하고 동양사상의 고전인 사서삼경을 완파하여 마음에 담으면, 자연주의와 동양사상과 서양사상이라는 세 가지의 보물을 갖는 것이고, 이 세 가지가 딸의 마음속에서 서로 상승작용을 하게 되면, 항차 딸이 어떤 직업을 갖고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든, 삶을 윤택하게 하는 마음속 무한 에너지가 될 것이기에, 할 수만 있으며 그렇게 해보라고 자연스럽게 권했던 것이다.
그렇게 성장하여 대학 4년을 다니고 있는 딸에게 생애 처음으로 아비가 추천하는 책이 최진석 교수님의 신간 “경계에 흐르다.”였다.
촌부가 굳이 교수님의 신간 “경계에 흐르다.”를 딸에게 추천한 까닭은, 아비와 딸이 생애 처음으로 추천하고 추천받은 책이라는 의미를 둘만하고, 무엇보다도 딸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갖는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고, 동시에 책의 제목인 “경계”는 좋은 화두가 될 것이라는, 아비 나름의 마음에서 권했던 것이다.
하여 딸이 대한민국 인문학계 최고의 석학이 쓴 저서를, 아버지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찾아뵙고 사인을 받아 읽어보는, 독서의 즐거움과 마음의 감흥을 느끼게 해주려고, 내 딴엔 일부러 예초기를 메고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풀베기 작업을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신간이 준비되지 않아서,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만족하고, 딸은 빈손으로 돌아갔었다.
그런데 어제 가을비 속에서 교수님께서 직접 딸의 이름으로 사인한 신간 “경계에 흐르다.”를 보내주셨는데, 이 가을 딸이 받는 즐거운 선물이다.
아쉬워하며 돌아간 딸에게, 교수님께서 책을 보내주셨다는 걸 알려주고, 딸에게 보내주신 선물이니, 딸이 와서 직접 포장을 뜯고 보라며, 그대로 책상 책꽂이에 두었는데.......
바라건대, 이 가을 이 책을 읽을 딸이, 경계가 무엇이고 흐르는 것이 무엇인지, 이 나라 최고의 석학인 저자 최진석 교수님이 말하는, 이른바 최진석의 경계를 느껴보고 아는 것도 좋겠지만, 이 책을 통해서 하늘과 땅의 경계가 무엇이고, 자신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랑과 미움의 경계는 또 무엇인지를, 늘 있는 그 마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깨달아 느껴보는, 좋은 인연이 있기를 바란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7년 9월 6일 섬진강에서 박혜범 씀
사진설명 : 최진석 교수님께서 딸에게 사인하여 보내주신 책 “경계에 흐르다.”와 소포이고, 아침 운무에 싸인 신령한 국사봉과 통합과 화합의 강 섬진강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