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결국 탈당파의 복당과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징계를 해제했다. 친박계가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을 반대하고 나서자 이들을 달래기 위해 친박계 실세 사면과 탈당파 복당을 맞바꾼 것이다. 이철우 사무총장은 “홍준표 후보의 특별지시에 따라 한국당의 대선 승리와 보수대통합을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상황에서 어떻게든 보수를 결집하려는 몸부림이라고 하지만, 원칙과 명분은 물론 기본적인 염치와 체면조차 내동댕이쳤다고밖에 할 수 없다. 친박계는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이 한국당에 돌아오려 하자 “벼룩도 낯짝이 있어야지”라며 반발해 왔다. 탈당파들은 불과 석달 전 “이 당에선 친박계 청산을 기대할 수 없다”며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뛰쳐나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당에 복귀하는 대가로 죽었던 친박계를 다시 살려낸 격이니 이런 코미디도 없다. 우리 선거 사상 별의별 일을 다 겪었지만 이번 사례는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추악한 ‘악마의 거래’로 기록될 것이다.
친박계 사면은 홍준표 후보가 지난 4일 경북 안동 유세 중 “국정농단 문제가 있었던 친박들을 다 용서하자. 모두 하나가 돼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한국당은 이런 조치를 취하면서 당내 최고의결기구인 비상대책위 논의도 거치지 않았다. 이철우 사무총장은 “대선후보의 지시는 대통령의 긴급명령과 같다. 선거에 도움이 되는 일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밑도 끝도 없는 천박함에 기가 막힐 뿐이다. 홍 후보는 그동안 친박계 의원들에 대해 “양아치 같은 친박”이라며 독설을 퍼부은 바 있다.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막말이건 색깔론이건 가리지 않는 홍 후보지만 스스로 ‘양아치’에게 손을 내민 데 대해서는 뭐라 둘러댈 말이 있을까 싶다.
한국당은 국정농단 사태에 분당까지 겪자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영입하고 친박계 실세들을 징계했다. 보수의 가치를 담아내는 정당이 되겠다며 당명도 바꾸었다. 하지만 지금껏 간판을 바꿔 단 것이 전부였다. 친박계는 국정농단에 책임을 느끼기는커녕 더 당당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도로 친박당’이 된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한국당의 집권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친박세력의 부활은 선거 이후 우리 정치에 심각한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박근혜 추종 세력이 새 정부 개혁작업을 순순히 놔둘 리 없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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