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무현 대선 후보일 때 노사모였고,
막상 대통령 재임 시절 실망해서 지지를 거두었던 사람이다.
30대 중반 그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그가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첫 진보 대통령이 되면,
그가 보여주었던 결단력과 뚝심으로,
우리나라의 썪은 구조를 혁명적으로 변혁할 것이라 기대했었다.
그러나 취임 후 보여준 대통령과 여당의 모습에 기대는 점차 실망감과 피로감으로 변질되어 갔고,
결국 임기말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서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을 접했을 때 나는 여전히 노빠였음을 깨달았지만,
대통령으로써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비판적인 상태로 남겨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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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근 10년 세월 이명박, 박근혜 시대를 살아오면서 50대를 맞이 하였고,
그간의 인생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부패 기득권 세력의 강력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우리 근현대 100년동안 식민지배, 준비되지 않은 해방, 이데올로기 갈등, 가난과 전쟁, 경제개발과 냉전, 군부독재와 민주화 투쟁시기를 관통하며 그 세력은 우리사회의 일관된 주류로 지배력을 점점 더 강화해 왔다.
식민 시대의 친일, 해방 후 친미, 독재 시기의 정경유착, 권언유착, 그들간의 인적 결합을 통해
그들은 우리 사회의 자본과 시스템의 상부 구조 대부분을 장악했다.
이런 인식 속에서 막연한 느낌으로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와 같은 남미식 개도국으로 유지 될거라 생각하며,
돈이나 열심히 벌어서 애들 물려자는 마음으로 변화에 대한 기대를 놓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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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덕분에 2008년 광우병 촛불 집회(나는 4대강, 민영화 반대!!) 이후
오랜만에 광화문 촛불에 참가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그동안 관심을 놓고 지내던 정치 이슈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노무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명박, 박근혜를 생각하며 도대체 나는 왜 노무현에게 그리 빨리 실망했던 것일까 되새겨 보았다.
권위주의 배척, 남북긴장완화, 양극화해소, 복지강화, 자주국방, 동북아 균형외교, 토지 공개념,
지역균형발전, 지역주의정치 타파, 정부재정절감, 역사바로세우기 등 ...
그가 우리사회에 던졌던 의제들을 다시 생각해 봤다.
나는 그의 재임 시절 친재벌,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과
충분한 추진력 확보없는 미숙하고 어설픈 정책 추진 이미지에 실망했었다.
하지만 과연 총칼 들고 통치하는 시대도 아닌 마당에
대통령 한 명이 체계화되고 거대화된 부패 기득권 세력에 맞서,
5년만에 사회 구조 변혁을 이룰 수 있었을 까?
어려웠겠지...
아마도 그의 역할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노무현이라는 대통령을 가졌던 우리 사회의 기억이
지금의 촛불을 밝히는데 밑거름이 되지는 않았을 까?
뭐 이런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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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하고 미성숙했던 30대가 아니라 50대가 되어서 바라본 그는
다시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운 대통령이었다.
나라의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려는 대통령이 아닌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시민을 일깨우고자 싸워왔던 새로운 시대의 지도자 노무현을 다시 생각해 본다.
박근혜 이후 다음 대선에서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맞이하게 될 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