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發 하야 vs 탄핵
김무성 등 비박계가 탄핵을 주장하고, 갑자기 친박 쪽은 하야를 거론합니다. 간단합니다. 탄핵정국으로 들어가면 국회가 주도권을 갖습니다. 탄핵에 앞장서고 여당의 찬성표를 끌어오는 의원이 주목을 받겠지요.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릅니다. 김무성, 유승민 등 비박이 탈당은 하지 않으면서 탄핵을 말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탄핵정국으로 들어가 자기가 주목 받고 대권주자가 되고 싶은 겁니다. (김무성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습니다.)
반면 하야정국으로 들어가면 국회 밖에 있는 사람이 주목을 받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박근혜를 설득해 하야하게 만들고, 하야 이후의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할 조언을 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겠지요. 이 역할을 반기문이 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친박은 반기문이 국내에 들어오는 12월까지 시간을 끌어야 되는 입장입니다.
만약 탄핵정국으로 들어간다칩시다. 반기문이 귀국해도 낄 자리가 없습니다. 친박과 비박이 탄핵을 하느니 마느니 싸우고 여당과 야당이 찬성표 계산을 하고 있는데 반기문이 거기 무슨 권한이 있습니까. 완전히 새 되는 거죠. 그래서 친박은 무조건 시간을 끌어야 하고, 시간을 끌면서 탄핵정국으로 들어가는 것도 막아야 되는 상황인 겁니다.
* 박근혜의 꼼수
3차 담화문에서 박근혜는 "임기단축 등 진퇴의 방법을 국회가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국회가 대통령 임기를 단축할 권한이 있습니까? 국회는 탄핵만 가능합니다. 그러면 "탄핵 등 진퇴의 방법"이라고 해야 되는데, 국회에게 권한이 없는 "임기단축 등 진퇴의 방법"이라 이야기한 저의가 뭐겠습니까.
혹자는 이것이 개헌 이슈를 살리는 것이라 말합니다. 아니요. 설령 개헌을 한다칩시다. 국회가 대통령 임기를 단축할 근거를 만든다칩시다. 그건 다음 대통령부터 가능한 것이지 지금 대통령에게 소급적용할 수 없는 겁니다. 애당초 개헌이 불가능할뿐 아니라 설령 개헌을 한다고 해도 그건 박근혜 임기와는 무관합니다.
결국 이것은 탄핵정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친박을 등에 업고 있는 정진석이 오늘 바로 "탄핵 일정 조정"을 이야기하더군요. 너무 솔직해서 탈이라고 해야 할는지, 아무튼 친박이 원하는 건 탄핵정국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든지 그게 불가능하면 그 시점을 최대한 늦추려고 하는 꼼수입니다.
* 탄핵이 정답이다.
어차피 박근혜가 자기 발로 내려올 위인이 못 되는 건 모두가 알고 있었고, 강제로 끌어내리는 방법론에 있어 이견이 있던 것인데, 이 정도로 뻔뻔하게 "난 잘못이 없다"며 시간을 끌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될까요. 박근혜가 가장 원하지 않는 방법이 정답이겠지요. 그래서 탄핵이 정답입니다. 그것도 즉각적인 탄핵이 정답입니다.
비박은 다시 주판알을 튕길 겁니다. 어쨌든 그들이 원하는 건 새누리 후보로 차기 대권에 나갈 인지도를 얻는 것인만큼 탄핵이 아니더라도 그런 목적을 이룰 방법이 있다면 잔머리를 신나게 굴릴 것이 뻔합니다. 민주당도 계산이 복잡하겠지요. 비박이 협조하지 않으면 탄핵안이 통과될 것인지 확신이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민주당에게 분명히 경고합니다. "즉각적인 탄핵"만이 유일한 해답임을 명심하시고, 설령 비박의 비협조로 탄핵이 부결되더라도 그 책임은 새누리가 지는 것이니 민주당은 단호히 탄핵을 추진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부결되면 오히려 좋습니다. 그 때는 친박과 비박 모두 멸망할 테니까요. 장담하건대, 혹 부결될 경우 촛불은 청와대가 아니라 새누리당사를 포위하게 될 것입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비박은 무조건 반대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비박이 야당보다 더 앞장서서 탄핵에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야 비박이 살거든요.
하지만 여기서 민주당이 계산기 두들기다가 탄핵정국으로 들어갈 타이밍을 놓치고 친박이 원하는 하야정국으로 바뀔 경우 정국의 주도권은 뒤집힙니다. 촛불의 심판은 민주당을 향할 것입니다.